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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아프리카 국가들이 당나귀 수출을 금지한 이유는?

등록 2016-09-17 09:34

중국 아교 수요로 씨가 마를 판
잔인한 도축·수자원 오염도 문제

당나귀. 남아프리카동물학대방지협회 누리집 갈무리
당나귀. 남아프리카동물학대방지협회 누리집 갈무리
이달초 아프리카 북부 국가인 니제르는 당나귀 수출을 금지했다. 이웃 국가인 부르키나파소도 지난달 니제르와 비슷한 조처를 취했다. 부르키나파소에서는 수출 금지 조처를 취하기 전 내각에서 두차례 이에 대한 격론이 벌어졌다.

니제르와 부르키나파소에서 당나귀 수출을 금지한 이유는 중국으로 팔려가는 당나귀가 너무 많아서, 자국 당나귀가 씨가 마를지도 모른다는 불안 때문이라고 영국 <가디언>이 13일 전했다. 당나귀는 산업화 이전 까지 세계 곳곳에서 많이 기르는 가축이었다. 농업과 상업에 광범위하게 쓰였고, 고기와 뼈는 식용이나 약용으로 쓰였다. 중국에서는 당나귀 가죽과 뼈를 달여서 아교를 만들어왔으며, 이는 약재로 널리 쓰였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농촌에서 당나귀를 노동력으로 쓰는 곳이 급격히 줄었고 최근 중국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20여년 동안 중국 당나귀 숫자는 절반으로 줄었다. 아교를 만들 당나귀가 부족하자 중국에서 눈을 돌린 곳이 아프리카 국가들이었다. 아프리카 국가 농촌에서 당나귀는 여전히 많이 기르는 가축이었기 때문에,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당나귀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아프리카 국가들 당나귀 수출이 늘어나면서, 아프리카 농민들이 당나귀를 구하기 어려워지기 시작하면서 발생했다. 당나귀 수출을 금지한 니제르에서는 올해 당나귀 8만마리가 중국으로 수출됐다. 지난해 중국 수출량 2만7000만마리의 3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부르키나파소에서 올해 1분기 수출업자가 사들인 당나귀 숫자는 1만8000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00마리보다 18배로 늘었다. 니제르에서 당나귀 가격은 마리 당 34달러에서 147달러로 3배 넘게 올랐고, 니제르 농민들은 당나귀를 살 엄두를 내기 어려워졌다. 아교로 만들기 위해서 당나귀를 무분별하게 도축하다 보니 사람이 마실 식수마저 오염되는 부작용도 생겼다. 니제르 정부는 니제르 당나귀 절대 숫자가 급감하는 것에 대해서도 위기감을 느꼈다.

당나귀 수출을 금지하지 않는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당나귀 대규모 도축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케냐에서 중국인 2명이 하루 100마리 당나귀를 도축할 수 있는 도축장을 만들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당나귀를 잔인하게 도축하거나 훔치는 일이 늘고 있다. 남아프리카동물학대방지협회(NSPCA)는 이달초 남아공에서 당나귀 대량학살이 벌어지고 있다는 성명서를 냈다. 남아프리카 동물 학대 방지협회는 “당나귀가 극동의 약재로 쓰이기 위한 동물 거래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2주동안 먹을 것과 마실 것도 주지 않고 방치한 당나귀 70마리를 발견한 적이 있는데, 당나귀 주인은 약재로 중국에 파는 것외에는 당나귀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었다”고 성명서에서 밝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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