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세계은행 총재로 연임된 한국계 미국인 김용 총재. 사진은 지난 6월1일 미국 워싱턴에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이다. AFP/연합뉴스
한국계 미국인인 김용(57) 세계은행 총재가 연임됐다.
세계은행은 27일 이사회를 열어 차기 총재 후보로 단독 출마한 김용 총재의 연임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김 총재가 수립한 2030년까지 절대 빈곤 퇴치 목표와 개발도상국가 소득 하위계층 40% 인구 수입 증가를 위한 김 총재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이 위대한 조직의 수장으로 두번째 임기를 맡게 된 것에 대해서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 연임은 지난 8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김 총재를 차기 후보로 지지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미국은 2차대전 이후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설립을 주도했으며, 세계은행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국가다. 미국의 의중이 세계은행 총재 선임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세계은행 설립 뒤 70여년동안 총재는 계속 미국인이 맡았다.
김 총재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5살 때 부모를 따라서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아이오와주에서 성장했으며, 브라운대학 졸업 뒤 하버드대에서 의학박사와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총재는 세계은행 총재가 되기 전에는 보건 분야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다.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 담당 국장을 지냈으며, 2009년 미국 다트머스대 총장에 올랐다.
김 총재는 지난 2012년 세계은행 총재로 처음 선임된 이후 세계은행 조직 개편과 인력 감축 작업을 벌였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조직 개편과 미국 주도적 세계은행 행정에 대해서 내부 반발이 일었고, 직원 조합이 지난 8월 이례적으로 이사회에 편지를 보내 미국인 남성을 막후 협상을 통해 총재로 지명하는 관행을 타파하자고 주장했다. 직원 조합은 당시 세계은행이 “리더십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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