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후임으로 선출된 안토니우 구테헤스 전 포르투갈 총리. AP 연합뉴스
유엔이 13일 반기문 사무총장 후임으로 안토니우 구테헤스(67) 전 포르투갈 총리를 새 사무총장으로 공식 선출했다.
유엔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구테헤츠 전 총리를 제9대 사무총장으로 선출했다. 구테헤스를 새 사무총장으로 추천하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은 표결 없이 회원국들의 박수로 통과됐다.
앞서 지난 5일 유엔 안보리는 제9대 사무총장으로 구테헤스를 추천하기로 합의했다. 2005~2015년까지 약 10여년간 유엔난민기구의 최고대표를 지낸 구테헤스는 난민 문제 전문가이자, 적극적으로 난민의 인권을 주장하는 인사로 꼽힌다. 유엔난민기구에서 재직할 당시 구테헤스는 서구 사회가 전쟁이나 종교적 박해, 기아 등의 이유로 인해 나라를 떠나는 난민들을 더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을 촉구해왔다. 구테헤스가 사무총장으로 최종 취임한다면 난민 문제에 유엔이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구테헤스 전 총리는 1949년 4월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는 물리학과 전기공학을 전공했지만, 빈민가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경험은 자신의 진로를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됐다. 1971년 대학을 졸업한 그는 3년뒤 사회당에 입당했으며, 포르투갈의 군부독재를 반대하며 일어난 ‘카네이션 혁명’에서도 활약했다. 1992년 사회당 당 대표에 오른 그는 1995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10년간 총리직을 수행했다. 입지적인 정치인이었던 구테헤스는 종종 포르투갈 대권 후보로 거론되었으나, 2005년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임한 뒤 유엔 난민기구 최고 대표로 활약했다.
구테헤스 사무총장 지명자는 12월 31일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반기문 사무총장의 뒤를 이어 내년 1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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