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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김정은과 햄버거 먹을 수 있을까

등록 2016-11-09 17:37수정 2016-11-11 11:17

김정은에 대해 쏟아낸 트럼프의 말 다섯 가지
“미치광이” “천재거나 미쳤다” “햄버거 먹일 것”
미국 대선에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가 8일(현지시각) 뉴욕에서 투표를 마치고 미소 짓고 있는 모습. 뉴욕/EPA 연합뉴스
미국 대선에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가 8일(현지시각) 뉴욕에서 투표를 마치고 미소 짓고 있는 모습. 뉴욕/EPA 연합뉴스

주한미군 철수를 공약으로 내세운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9일 당선되면서 한미 관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지난해 공화당 경선 때부터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수많은 발언을 쏟아냈다. “미치광이”, “사라지게 만들 것”, “김정은과 햄버거 먹으며 협상” 등 그의 전매특허인 막말은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의 캐릭터만큼이나 오락가락했다. 이제 명실상부한 세계 대통령이 된 트럼프의 김정은 관련 발언을 정리해봤다. 뭔가 통할 것도 같은 두 사람이다.

2015년 8월 “미쳤거나 천재”

공화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15년 8월21일 21일 앨라배마 주(州) 버밍햄 소재 라디오 방송 WAPI ‘맷 머피 쇼’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김정은은 미쳤다. 미쳤거나 천재, 둘 중 어느 한 쪽”이라며 “사실 그는 김정일보다 더 불안정하다고 한다. 김정은과 비교할 때 아버지는 상대적으로 더 나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또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를 비판’하며 주한미군 철수를 시사했다. 그는 “한국은 위대하고 훌륭하다. 내가 하는 일과 관련해 (한국) TV 4000대도 방금 주문했다”며 “삼성, LG 이런 제품은 다 한국서 오는 것이고 그들은 막대한 돈을 버는데도 우리는 우리 군대를 (한국에) 보내고 그곳에 들어가 그들을 방어할 태세를 갖춘다. 하지만, 우리는 얻는 게 하나도 없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미친 일”이라고 지적했다.

2016년 1월 “김정은 미치광이”

트럼프는 지난 1월 10일 아이오와주 유세에서 김정은을 ’미치광이’로 규정하면서도 그가 아버지 김정일 사망 후 정적들을 제거하고 젊은 나이에 정권을 잡은 것에 대해 놀라움을 나타냈다.

트럼프는 “(김정은 위원장이) 아버지가 죽었을 때만 해도 고작 25~26살 정도였는데 억센 장군들을 장악했다”며 “이제 그는 지배자다, 놀라운 일”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2013년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숙청을 거론하며 “그는 고모부도 제거했고 이 사람 저사람 다 제거했다”며 “이 사내는 게임 같은 걸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검지손가락을 좌우로 흔들어 보이며 “우리는 그 남자(김 위원장)와 게임을 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노동당 제7차 대회 사흘째인 지난 5월8일 핵·경제 병진노선을 관철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연합뉴스
노동당 제7차 대회 사흘째인 지난 5월8일 핵·경제 병진노선을 관철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연합뉴스

2월 “김정은 사라지게 만들 것”

트럼프는 2월10일 미국 CBS의 토크쇼에 출연해 “중국이 어떤 형태로든 그자(김정은)를 빨리 사라지게 하도록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사라지게 한다는 것이 암살을 뜻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솔직히 (암살보다) 더 나쁜 것들도 들어봤다”면서 말을 흐렸다.

5월 “북핵 문제 대화할 것"

트럼프는 5월17일 영국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처음으로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김정은과 북핵 문제를 놓고 대화할 것이며 대화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용인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비판을 몰고 왔다. 클린턴 후보에 이어 공화당 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트럼프가 당선돼 김정은과 대화에 나선다면 북한 체제 선전에 이용당할 수 있기 때문. 이 같은 비판이 이어지자 트럼프는 5월20일 미국 MSNBC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정은과의 대화를 재확인하면서도 “북한에 절대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북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6월 “김정은, 미국서 햄버거 먹일 것”

트럼프는 6월15일 애틀랜타 유세에서 “김정은이 미국에 온다면 만나서 햄버거를 먹으며 더 나은 핵 협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일자 이 같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유세에서 ‘핵 협상’을 강조한 것이다.

“대체 누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원하겠는가. 우리를 위해 더 나은 협상을 하려는 거다. 힐러리가 ‘독재자와 대화하려 한다’고 그러는데, 그만 좀 하라. 대화가 뭐 잘못이냐. 대화를 시작하자는 거다. 안 될 수도 있지만. 내가 거기(북한)에 가지는 않는다. 그(김정은)가 여기 오면 내가 받아들이겠다.”

이 자리에서 나온 햄버거 발언은 유머이기도 하지만, 맥락을 들어보면 트럼프가 늘 강조하는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것이다.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이 대접을 잘 받고도 우리에게 바가지를 씌우곤 하는데, 이런 나라들에 하듯 국빈 만찬 같은 것을 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돈 들여가며 할 필요가 없다. 회담 테이블에서 햄버거 먹으면 된다. 국빈 만찬은 잊어라.”

북한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보다 트럼프 당선을 내심 반기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6월 해외 6개 언어로 발행하는 월간잡지 <조선의 오늘>을 통해 클린턴에 대해 우둔하다고 평가한 반면, 트럼프는 ‘현명한 정치인’, ‘선견지명 있는 대통령 후보감’이라고 평한 바 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한미동맹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오락가락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햄버거 핵 협상’을 이제 볼 수 있을까.

박유리 기자 nopimul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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