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왼쪽)와 피터 힐 부부가 환하게 웃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7 뉴스> 홈페이지 갈무리.
오스트레일리아(호주)에서 ‘불임’ 판정을 받은 한 여성이 열흘 새 두 차례나 임신해 건강한 이란성 쌍생아를 낳았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호주 브리스번에 사는 케이트 힐은 ‘다낭성 난소증후군’으로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 참이었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난소의 크기가 커지면서 난소의 가장자리를 따라 여러 개의 난포들이 생기면서 정상적인 배란을 어렵게 하는 질환으로, 대표적인 불임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이 여성은 임신 당시 남편과 한 차례의 잠자리를 가진 뒤 열흘 간격으로 2개의 수정란이 착상되는 ‘중복임신’(Superfetation)을 하게 됐다고 한다.
중복임신은 지금까지 세계에서 보고 사례가 10건에 불과할 만큼 희귀하다. 통상 여성의 몸은 수정란이 착상되면 출산할 때까지 더 이상의 배란을 그쳐서 중복임신을 예방한다. 힐의 쌍생아 딸인 샤롯데와 올리비아는 임신 당시 체중과 신장, 성장 단계도 달랐으나 건강하게 태어나 첫돌을 앞두고 있다.
힐 부부의 쌍생아 딸인 샤롯데와 올리비아. 오스트레일리아 <7 뉴스> 홈페이지 갈무리.
케이트는 14일 호주 <세븐(7) 뉴스> 방송에 “우리는 아이들이 태어난 뒤에야 이게 얼마나 특별한 일인지 알게 됐다”며 새삼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게 더욱 희귀한 점은, 나와 남편이 단 한 차례 잠자리를 했을 뿐인데 그의 정자가 열흘이나 건강히 생존했고 두번째로 배출된 난자와 수정했다는 사실”이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남편 피터 힐도 “아마도 홀인원인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힐 부부의 담당 의사인 브래드 암스트롱은 “이 부부의 사례는 너무나 희귀해서 온라인 의학 리뷰 사이트들을 뒤져봤지만 관련 문헌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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