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프랑스 비상사태법 발동…야간통행금지도

등록 2005-11-08 18:58수정 2005-11-09 08:08

각료회의 승인…‘폭력시위’ 빈민가 압수수색권
프랑스 파리 빈민가에서 발발한 소요사태가 전국으로 확산된 가운데 프랑스 정부가 8일(현지시각) 자크 시라크 대통령 주재로 각료회의를 열어 비상사태법 발령을 승인해 각 지역 당국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에이피(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야간 통행금지를 승인한 비상사태법은 8일 자정을 기해 발효됐다. 비상사태법은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의 독립투쟁 와중에서 폭력사태를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1955년 4월3일 제정됐다. 1955년 알제리 사태와 1984년 뉴칼레도니아 사태 등 옛 식민지 소요사태 때 발동됐으나 프랑스 본토에서 발동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프랑스 정부는 경찰에 소요의 중심지역인 도시빈민가의 무기은닉 의심 장소에 대해 압수수색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아에프페(AFP)통신>이 보도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각료회의 뒤 “나는 우리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공권력에 (비상사태법 발령이라는) 예외적인 수단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정부는 비상사태 관련 조처를 일단 12일간으로 제한하고 이번주말 야간 통행금지령 발령기한을 연기할지 여부를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고 장프랑수아 코페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앞서 소요사태의 진원지인 파리 클리시수부아 인근 랭시 시장은 7일 밤부터 주민들의 야간통행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7일 밤부터 프랑스에선 시위의 강도가 조금 누그러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독일과 벨기에에서 차량 연쇄방화 사건이 일어나 프랑스 소요사태가 유럽 각국으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프랑스에선 이날 밤 남서부 도시 툴루즈에서 젊은이들이 버스와 승용차에 불을 지르고 경찰에 화염병을 던지는 등 12일째 소요사태가 이어졌다. 세브랑과 비트리쉬르센, 체노브 등지에서도 병원과 경찰서 등이 화염병 공격을 받았다. 이날 밤새 전국에서 차량 1173대가 불탄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전날 1400여대에 비하면 시위 강도는 다소 약해졌다. 유강문 김도형 기자 moon@hani.co.kr



68혁명때도 안꺼낸 ‘초긴급 카드’

프랑스 비상사태법 본토 첫 발동
국가이념과 충돌 국외서만 두차례 발동
군대 동원은 안해 파장 최소화 노력

프랑스 정부가 8일 자국내 무슬림(이슬람교도) 젊은이들의 걷잡을 수 없는 소요를 잡기 위해 꺼낸 비상사태법은 말 그대로 비상수단이다. <르몽드>에 따르면 비상사태법은 △자유로운 집회와 결사 금지 △영장 없는 체포·구금 △언론·출판 통제 등 자유와 평등을 국가이념으로 하는 프랑스의 기본이념을 해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 1955년 4월3일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두차례밖에 발령되지 않았다.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던 1968년의 ‘68혁명’ 때도 그대로 지나가는 등 프랑스 국내에서는 한번도 적용되지 않았다. 8일(현지시각) 현재까지 사망 1명, 5800여대의 차량 방화, 시위대 1500명 체포, 경찰과 소방관 120명 부상 등을 낳은 열이틀간의 격렬한 소요사태가 자크 시라크 대통령 등 현 집권 세력에게는 그만큼 위협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번 예외적 조처는 평온을 신속히 되찾기 위해 필요했다”며 비상사태법 국내 첫 발동의 배경과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동된 것은 비상사태법 조항 가운데 통행금지 조항과 불시 압수수색 등 비교적 ‘가벼운’ 조처에 머물러 있어 비상수단 국내 첫 적용이라는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자세가 엿보인다. 시라크 대통령이 비상사태법이라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한 채 ‘예외적 조처’ ‘그 법’이라는 단어를 골라 사용한 것도 그런 인식의 한 단면으로 보인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도 7일 “소요를 중단시키기 위해 예비군 병력을 포함해 9500명의 경찰과 헌병을 배치하고 있으나 지금은 군대를 동원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라며 사태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또 교외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몇년간 줄인 사실을 인정하면서 청소년 직업교육을 포함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유화책도 내놨다. 당근과 채찍이라는 양면작전이 과연 소요 진정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하늘에서 떨어진 구호품, 3살 팔레스타인 어린이의 삶을 끝냈다 1.

하늘에서 떨어진 구호품, 3살 팔레스타인 어린이의 삶을 끝냈다

북한 파병에 우크라 군인, 한글로 “분단 끝낼 기회” 2.

북한 파병에 우크라 군인, 한글로 “분단 끝낼 기회”

“러시아, 식량 없어 탈영한 북한군 18명 잡아 구금” 3.

“러시아, 식량 없어 탈영한 북한군 18명 잡아 구금”

폴리티코 “미국, 북-러 동맹 저지 수단 없어” 4.

폴리티코 “미국, 북-러 동맹 저지 수단 없어”

[영상] 절규하는 젊음...우크라 강제 징집에 몸부림 치는 청년들 5.

[영상] 절규하는 젊음...우크라 강제 징집에 몸부림 치는 청년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