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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트럼프는 왜 나토의 ‘왕따’가 되었나?

등록 2017-05-26 15:52수정 2017-05-26 22:25

나토 정상회담에서 “분담금 더내라” 설교
유럽 정상들과 냉랭한 만남…마크롱과는 악수 기싸움
기념사진 찍으러가다 몬테네그로 총리 밀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이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정상회의 기간에 열린 양자회담에서 손을 꽉 맞잡은 채 강렬한 악수를 하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이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정상회의 기간에 열린 양자회담에서 손을 꽉 맞잡은 채 강렬한 악수를 하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28개 회원국중 23개국은 여전히 내야할 돈을 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벨기에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에게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것은 미국 국민, 납세자들에게 불공정한 처사다. 이들중 다수 국가가 지난 몇년동안 엄청난 액수를 빚지고 있다”고 정상들 면전에서 훈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부터 ‘나토 무용론’을 주장하고, ‘미국 우선’을 강조했다. 나토는 지난 2014년 향후 10년 안에 국내총생산(GDP)의 2%씩을 방위비 분담금으로 지출하기로 합의했지만, 현재 이 기준을 충족한 국가는 미국·영국·에스토니아·폴란드·그리스 등 5개국뿐이다.

나토의 유럽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무용론을 접고, 나토 헌장 5조의 집단안전보장 원칙을 확인해주길 기대했으나, 트럼프는 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날 트럼프와 유럽 정상들 사이에는 껄끄럽고 어색한 긴장이 가득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악수 기싸움’이 눈길을 끌었다.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와 마크롱이 만났을 때 두 정상은 이를 악물고, 온힘을 다해 악수를 해 트럼프의 손가락 관절이 하얗게 변할 정도였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악수는 약 6초간 계속됐고, 막판에 트럼프 대통령이 손을 놓으려 하자 마크롱 대통령이 다시 한번 움켜쥐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9.11 동시테러 당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잔해로 만든 조형물과 나토 본부 건물 준공식이 열리는 동안 트럼프가 마크롱을 확 잡아당기며 악수를 하는 어색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두 정상은 기후변화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이견을 재확인했다.

나토 정상회담이 끝난 뒤 단체사진을 찍으러 가던 트럼프가 자기 자리인 앞줄로 가면서, 두스코 마르코비치 몬테네그로 총리를 옆으로 확 밀치고도 사과 한마디 없이 딴청을 피우는 듯한 모습도 텔레비전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다.

25일 나토 정상회의 기념촬영을 하러 가던 트럼프 대통령이 두스코 마르코비치(트럼프의 오른쪽) 몬테네크로 총리를 확 밀치고 앞줄로 간 뒤 딴청을 피우는 드산 표정을 짓고 있다.브뤼셀/AP 연합뉴스
25일 나토 정상회의 기념촬영을 하러 가던 트럼프 대통령이 두스코 마르코비치(트럼프의 오른쪽) 몬테네크로 총리를 확 밀치고 앞줄로 간 뒤 딴청을 피우는 드산 표정을 짓고 있다.브뤼셀/AP 연합뉴스
9.11 동시테러 때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잔해를 활용해 만든 기념물 준공식 도중 트럼트 대통령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확 당기며 손을 꽉 잡고 악수를 하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9.11 동시테러 때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잔해를 활용해 만든 기념물 준공식 도중 트럼트 대통령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확 당기며 손을 꽉 잡고 악수를 하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단체사진을 찍는 동안 나토 사무총장 외에는 유럽 정상들중 누구도 트럼프에게 말을 걸지 않았으며, 나중에는 모두 트럼프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처럼 부각된 앙겔라 메르켈 총리 주변으로 모여들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브뤼셀을 방문하기 몇시간 전 독일 베를린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은 열렬한 환대를 받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열린 루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민주주의 토론에 메르켈 총리와 나란히 참석해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오바마는 이날 트럼프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우리 자신을 고립시켜서는 안 된다. 장벽 뒤에 숨을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와 국경 장벽 건설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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