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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독일 비난…미-유럽 동맹 균열 심화

등록 2017-05-31 16:01수정 2017-05-31 16:15

독일 무역흑자 등 “미국에 아주 나쁘다”
가브리엘 독 외무, “트럼프는 근시안적”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6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타오르미나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기념사진 촬영 도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타오르미나/AP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6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타오르미나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기념사진 촬영 도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타오르미나/AP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 대서양 양안동맹의 균열이 심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불화가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트위터를 통해 독일이 불공정 무역을 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서 책임을 다 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메르켈 총리가 미국 우선주의를 밀어붙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유럽인의 운명은 우리 손으로 개척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한 대응이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우리는 독일에 대해 거대한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이에 더해 독일은 나토와 방위비에 대해 내야 할 것보다 적은 돈을 내고 있다. 미국에 아주 나쁘다. 이것은 바뀔 것이다”라며 독일을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메르켈의 발언에 침묵하던 트럼프의 이런 대응은 29일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하자 즉각 나온 반격이다. 가브리엘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기후협정들을 끝장내려 하고, 위기 지역들에서 군사행동을 취하고, 특정 종교집단 출신의 사람들의 미국 입국을 허락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분쟁지대에서 더 많은 무기를 팔고 있다”, “종교 분쟁을 정치적으로 해결하기를 원치 않는 사람이라면 유럽의 평화를 위기에 처하게 한다”며 직설적으로 트럼프를 비난했다. 이어 “미국 행정부의 근시안적 정책들은 유럽연합의 이익에 반한다”며 “만약 유럽인들이 지금 당장 단호하게 이에 반대하지 않는다면 유럽으로의 이민 행렬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미국의 그런 정책에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유죄이다”라고도 말했다.

메르켈은 이날 베를린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면서, 미국과의 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발언을 하며 숨고르기를 했다. 그는 “대서양 양안 관계는 최고로 중요하다”며 “내가 한 발언은, 현재 상황을 보면 우리가 우리의 운명을 자신의 손에 맡겨야만 할 더 많은 이유가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주 나토와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 회원국이 공격을 받으면 나토가 자동적으로 개입한다는 나토의 집단방위 의무를 명확히 재천명하지 않은 데다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시사했다. 또 나토의 유럽 회원국들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의 방위비를 내라고 압박하고, 미국의 무역적자 개선도 요구했다. 반면 중동 순방중에는 독재정권 지도자들과 만나 “여기 강의하러 온 게 아니다”라며 우호적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가 문제 삼는 독일의 방위비는 현재 국내총생산 대비 1.2%다. 독일 지도자들은 방위비를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2024년까지 2%에 도달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메르켈은 개발원조 등도 이 수치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역흑자에 대해서도 독일 쪽은 트럼프가 가장 문제 삼는 독일 자동차 산업의 미국 내 현지 생산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시장에서 파는 대부분의 자동차를 미국에서 현지 생산하며 미국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의 관계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공정하다고 말하곤 했다”며, 두 지도자 사이에 분쟁은 없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의 대변인 슈테판 자이베르트는 “총리의 말은 명확하고 이해 가능하다”면서도 “독-미 관계는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주축이고 독일은 이 관계를 강화하려고 계속 노력해 왔다”고 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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