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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전설적인 무기상인 아드난 카쇼기 사망

등록 2017-06-07 11:33수정 2017-06-07 15:09

미국 무기업체 대리해 막대한 재산 축적
하루생활비 2억8천만원…세계 최대 요트
무기 거래 로비스트 린다 김과도 인연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전설적인 무기거래상인 아드난 카쇼기. AP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전설적인 무기거래상인 아드난 카쇼기. AP 연합뉴스
한때 전 세계 무기 시장을 주름잡은 전설적 무기거래상 아드난 카쇼기가 6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사망했다. 향년 82.

카쇼기의 가족은 이날 성명을 내어 “런던에서 파킨슨병 치료를 받아 온 우리의 사랑하는 아버지 아드난 카쇼기가 82살을 일기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는 사실을 발표해야 하는 사실이 매우 슬프다”고 했다. 이들은 “그는 삶의 마지막 나날들을 그의 탁월한 일생처럼 우아하고 위엄있게 헌신적인 가족, 자식들과 손주들에 둘러싸여 보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에서 태어난 카쇼기는 아버지가 사우디를 건국한 이븐 사우드 국왕의 개인 주치의로 활동하면서 사우디 왕가와 친밀한 관계를 맺었다. 1960년대부터 미국 무기업체와 사우디 왕가를 연결해주는 무기중개상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 중 한명으로 꼽혔다. 특히, 그는 미국의 록히드(현재 록히드 마틴)를 대표해 엄청난 무기거래들을 성사시켰다. <에이피>(AP) 통신은 1970년대 한창 때 카쇼기의 재산이 40억달러(4조5000억원)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그는 재산을 흥청망청 쓴 것으로도 유명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요트 가운데 한척인 86m길이의 나빌라호를 보유했는데, 이 요트는 영화 <007> 시리즈의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에 나오기도 했다. 이후 재정적 곤경에 빠졌을 때 카쇼기는 이 요트를 브루나이의 국왕한테 팔았고, 브루나이 국왕은 나중에 이 요트를 도널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한테 팔았다. 트럼프는 2900만달러(325억원)에 요트를 산 것으로 알려졌다.

한창 때 카쇼기는 하루 생활비가 25만달러(2억8000만원)에 이를 정도로 사치스런 생활을 했다. 유명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암 수술을 받자, 카쇼기는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그녀를 위한 파티를 열었다. 또 그는 록밴드 ‘퀸”을 불러 다른 파티에서 공연하게도 했다. 카쇼기는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의 마지막 연인이었던 도디 파예드의 삼촌이다.

그는 1986년 전용기로 37점의 그림을 미국에서 프랑스로 밀수입하려다 적발돼 1997년 파리 법원에서 160만달러의 벌금을 선고받았고, 1998년에는 런던 리츠칼튼 호텔의 카지노로부터 800만달러의 도박 빚과 관련해 소송을 당했으나 합의했다. 카쇼기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하루에 수십만달러를 잃어주는 고객이기도 했다. 카쇼기는 1987년 미국내 지주회사가 파산하면서 사실상 재산을 잃고, 전용기가 아닌 일반 여객기를 타야 했다. 2002년 충남도는 카쇼기와 태안군 안면도에 국제관광레저단지 개발을 추진했고,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카쇼기한테 한반도 대운하와 새만금 개발 사업에 대한 투자 유치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한편 방위산업 비리로 구속된 바 있는 무기 거래 로비스트 린다 김도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카쇼기와의 인연을 말한 바 있다. 린다 김은 카쇼기의 지시로 박정희 정부 때 청와대 경호실장을 지냈고 이후 무기 중개상으로 활동한 박종규씨를 스위스로 데려가 그한테 능력을 인정 받았다고 말했다. 린다 김은 미국 생활 초기에 카쇼기의 조카가 룸메이트였고, 이런 인연으로 카쇼기와 연결됐다고 주장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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