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스캐러무치 백악관 신임 공보국장(오른쪽)이 27일 <시엔엔>(CNN)과 인터뷰하고 있다.
앤서니 스캐러무치 백악관 신임 공보국장이 자신의 재산 명세를 언론에 유출한 범인으로 레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을 지목하고 전면전에 나섰다. 입에 담기 어려운 막말까지 쏟아내면서 백악관 내 본격적인 권력 투쟁을 예고했다.
스캐러무치 국장은 26일 밤 트위터에 “내 재산 명세서를 유출한 것은 중대 범죄다.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에 연락하겠다. 오물은 레인스 프리버스(#swamp @Reince45)”라고 글을 올렸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자신의 재산 명세를 보도한 것을 두고 프리버스 비서실장을 정보 유출자로 지목한 것이다.
레인스 프리버스. 출처: 레인스 프리버스 페이스북
스캐러무치 국장은 문제가 되자 이 트위터를 삭제했으나 작심한 듯 다음 날 <시엔엔>(CNN) ‘뉴데이’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프리버스 실장이 자신이 유출자가 아니라고 설명하길 바란다면 그렇게 하도록 두라“며 “난 정직하다. 핵심으로 바로 들어갈 것”이라고 선전포고했다.
그는 또 “정부 기밀 유출자를 찾아내려 대통령 보좌진과 공보국 직원 대부분을 면담했다”며 “대통령과 나는 유출한 고위 관료가 누구인지 매우 잘 알고 있다고 모두에게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프리버스 실장과 자신과 관계를 구약성서 창세기에 등장하는 ‘카인과 아벨’에 비유하면서 “어떤 형제들은 카인과 아벨과 같다. 서로 싸우고 잘 지내는 형제들도 있다. 이 관계가 회복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대통령에게 달렸을 것”이라고 전했다. 창세기에 카인은 동생 아벨을 살해한 인물로 나오는데, 자신과 프라이버스 실장의 관계를 그만큼 험악한 것으로 표현한 셈이다.
이어진 <뉴요커> 기자와의 통화에선 공격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그는 “정보 유출자를 모두 죽이고 싶다”고 말했고, 프리버스 국장에 대해 “염병할(fucking) 편집증적 정신분열증 환자”라고 욕했다고 한다. 스캐러무치는 이런 파문에도 불구하고 27일 밤 다시 트위터에서 “가끔 색깔 있는(colorful) 언어를 사용한다”며 “조금 자중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어젠다를 위한 열정적인 싸움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스캐러무치의 발언이 보도되자 미국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에이피>(AP) 통신은 “그의 위협과 모욕이 백악관 내 권력 투쟁에 불을 댕겼다”고 평했고, <블룸버그뉴스>는 “백악관 내부의 긴장이 외부로 폭발해나왔다”고 설명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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