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스캐러무치 백악관 공보국장이 31일 전격 경질됐다. 임명 10일만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앤서니 스캐러무치 공보국장이 직을 떠난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앤서니의 발언이 직위에 적절하지 못했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은 존 켈리 비서실장이 그 부담을 지기를 지길 원치 않았다”며 “켈리 실장은 백악관의 체계와 규율을 갖출 전권을 부여받았고, 웨스트윙 직원 모두가 그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내 권력 암투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지난달 28일 등용된 켈리 실장에게 힘을 실어 준 것으로 보인다. 켈리 실장은 이날 백악관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 질서와 규율을 강조했다고 한다. 켈리 실장이 공식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스캐러무치가 직을 빼앗긴 것은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뉴욕 타임스>는 스캐러무치가 백악관 내 다른 자리로 옮길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월가 출신으로 지난달 21일 백악관에 입성한 스캐러무치는 “백악관 내 정보를 유출한 고위 관계자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다”며 라인스 프리버스 당시 비서실장을 저격했다. <뉴요커> 기자와의 통화에선 “프리버스는 망할 편집증적 조현병 환자”라고 막말을 쏟아냈고,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에 대해서는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비속어를 사용해 맹비난하면서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스캐러무치는 이날 오전까지도 해임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시엔엔>(CNN)은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그의 해임을 고심했다“며 스캐러무치가 켈리 비서실장과 함께 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고 전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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