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라스 람블라스에서 차량 테러가 발생해 13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스페인 정부가 공식 발표한 중상자가 15명이나 되는 등 크게 다친 사람들이 많아 사망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 총리는 이번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18일 오전 11시 현재 스페인 당국 발표와 언론 보도 등으로 알려진 상황을 정리했다.
무슨 일이 벌어졌나?
테러는 현지시각 17일 오후 4시50분께, 관광객으로 발디딜 틈이 없을 때 시작됐다. 목격자들은 흰색 승합차(밴) 차량이 지그재그로 운전하다 속도를 높여 보행자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으로 돌진했고, 사람들을 타깃 삼아 공격했으며, 차에 치인 사람들이 바닥에 쓰러졌다고 증언했다. 카탈루냐 당국자들은 13명이 숨졌고, 100명이 다쳤으며, 15명은 중태라고 밝혔다. 프랑스 관광객 26명을 포함해 최소 18개국 피해자가 확인됐으나, 외교부는 현재까지 한국인 피해자는 없다고 밝혔다.
테러가 벌어진 곳은 어딘가?
승합차 차량 테러가 발생한 라스 람블라스는 바르셀로나에서도 관광객들이 가장 많은 관광지다. 카탈루냐 광장 중심에서부터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기념비까지 약 1.2km 정도 이어지는 가로수길이다. 길가에 상점과 술집, 레스토랑이 늘어서 있어 관광객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
캄브릴스에서 두번째 테러
라스 람블라스 테러 몇시간 뒤 바르셀로나에서 남쪽으로 120km 떨어진 캄브릴스에서도 아우디 승용차를 이용한 연쇄 차량 테러가 발생했다. 경찰관 1명을 포함해 7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2명은 중상이다. 경찰은 검거 작전 끝에 테러용의자 4명을 사살했고, 다른 1명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밤 바르셀로나에서 남쪽으로 200km 떨어진 알카나르의 한 주택에서 벌어진 폭발 사건도 이번 테러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폭발로 1명이 숨지고 최소 7명에서 최대 16명이 다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경찰 수색 결과, 집 안에는 프로판과 부탄이 채워진 병이 가득했다.
누가 테러했나?
이 테러와 관련해 사건 초기 용의자 2명이 체포됐다. 한 명은 모로코에서 태어났고, 다른 한명은 북아프리카의 스페인령 멜리야 태생이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테러 차량을 빌린 용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페인 지역 언론에서는 드리스 우카비르라는 이름의 남성이 경찰에 자진 출두한 뒤, (차량 대여시 제출한) 신분증을 도난당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테러 차량을 운전한 핵심 용의자는 도주했다. 한 목격자는 도주한 용의자와 관련해 “20대로 보이는 젊은 남성이며, 갈색 머리와 갸름한 얼굴”이라고 증언했다. 18일 경찰이 2명 이외에 또다른 용의자 1명을 더 체포했으나, 운전자인지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는 테러 직후 선전 매체 아마크 통신을 통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증거는 내놓지 않았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17일 오후 4시50분께(현지시각) 차량 테러가 발생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라스 람블라스의 거리에 차에 치인 여성 피해자가 누워 있고, 주변 사람들이 여성을 돕고 있는 영상을 캡처한 사진.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관광지에서 관광객이 붐비는 시간에 발생한 이번 테러로 13명이 숨지고 100명이 다쳤다. 바르셀로나/ AFP 연합뉴스
바르셀로나 라스 람블라스 차량 테러 용의자로 지목된 드리스 우카비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그는 경찰에서 서류를 도난당했으며, 테러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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