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6차 핵실험에서 유출된 방사성 핵종을 검출하기 위해 육상과 해상에서 포집한 시료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킨스) 직원이 육군 헬리콥터로부터 넘겨받고 있다. 킨스 제공
북한 핵실험에서 방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방사성 핵종 제논-133이 여러 차례 검출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13일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뒤 방사성 핵종 탐지를 한 결과, 50여 차례 포집 활동 중 방사성 핵종인 제논-133이 13회 검출됐다”고 밝혔다.
원안위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킨스)은 핵실험 직후 동북부와 서부 지역에 설치된 2개의 고정식 검출 장치와 해상 및 공중 이동식 장비를 동원해 방사성 핵종 포집에 나섰다. 원안위 분석 결과, 방사성 핵종인 제논-133은 동북부 지역 고정식 장비에서 7일부터 11일까지 9차례 검출됐으며, 동해상 선박 이동식 장비에서는 8일과 9일 4차례 탐지됐다. 검출 농도는 고정식에서는 0.16~1.14밀리베크렐(m㏃/㎥), 이동식에서는 0.20~0.33밀리베크렐이다.
원안위는 포집 시기와 위치, 기류 등을 종합하면 6차 핵실험이 이뤄진 북한 풍계리 지역에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다만 다른 방사성 제논 핵종이 검출되지 않아 어떤 종류의 핵실험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원안위는 덧붙였다.
한편 6차 핵실험의 폭발력 추정치가 250kt까지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12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는 수소폭탄을 터뜨렸다는 북한의 주장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38노스는 포괄적핵실험금지기구(CTBTO)와 노르웨이지진연구소(NORSAR)가 최근 지진 규모에 대한 공식 추정치를 똑같이 6.1로 올린 것을 근거로 폭발력을 120kt에서 250kt 가까이로 올려잡았다.
38노스는 또 이번 핵실험에서 사용된 핵무기의 폭발력을 수십kt에서 수백kt까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핵무기를 자신들의 존립에 대한 위협을 억지하는 데뿐 아니라 전술적 용도로도 사용할 의도임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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