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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나프타 재협상 중에 “탈퇴할 수 있다”…파기 수순?

등록 2017-10-12 16:13수정 2017-10-12 21:53

미국, 일몰조항 등 수용 불가한 요구 제기
트뤼도 총리 “캐나다 국민들도 대비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언대로 폐기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11일 나프타 4차 개정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미국 쪽은 상대방이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하고 있어 협정 폐기로 다가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가 진심으로 나프타를 폐기하고자 하기 때문에 미국이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11일 백악관을 방문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만나 미국의 나프타 탈퇴는 “가능하다”고 다시 확인했다. 그는 “우리가 협상을 타결짓지 못할 수 있다. 우리가 필요한 변화들을 할 수 있을지 볼 것이며, 우리 노동자들을 보호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나는 나프타의 공정성과 관련해 오랫동안 나프타를 반대해왔다”고 강조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회동 뒤 나프타 협상 가능성에 “낙관적”이라면서도 “캐나다 국민들은 어떤 일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캐나다 역시 나프타 폐기를 불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4차 협상 시작 하루 전인 10일 미국 전역의 310개 상공회의소 지부들은 정부에 편지를 보내 나프타 유지를 촉구했다. 토머스 도노휴 상공회의소 의장은 협상이 “중대한 순간에 도달했다”며 “상공회의소는 경고등을 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협정을 파멸시킬 수 있는 독약 제안들이 여전히 협상 테이블 위에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쪽 제안 중 가장 논란이 큰 것은 일몰조항 삽입이다. 협정 참가 3개국이 이 협정을 유지하겠다고 정기적으로 찬성하지 않으면 협정이 자동적으로 폐기되도록 하는 조항이다. 재계, 특히 자동차업계는 이 조항이 나프타의 미래에 불확실성을 심는 것으로 사실상 폐기 조항과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또 원산지 규정의 대폭 강화도 주장하고 있다. 나프타 적용을 받으려면 현재는 제품 가치와 부품의 62.5%가 회원국에서 생산돼야 하는데, 이를 85%까지 올려야 한다는 제안이다. 산업계는 미국의 제안이 현실화되면 미국 내에서도 제조업이 위축될 것이라고 반대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멕시코와 캐나다 기업들의 미국 연방정부 계약 수주 제한, 투자자-국가 분쟁소송 제도 철폐도 주장한다.

마이클 카무녜스 전 상무부 차관보도 “핵심 분야에서 미국이 제안한 많은 것들이 사실상 성공 가능성이 없는 것”이라며 “미국 협상 대표들은 트럼프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즉 협정 탈퇴 구실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공회의소 등의 비판이 거세자, 에밀리 데이비스 나프타 개정협상 대표 대변인은 “대통령은 나프타가 많은 미국인들에게 재앙이었고, 자신의 목표는 실질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이런 변화는 워싱턴에 참호를 파고 있는 로비스트들이 반대할 것이라서 우리는 항상 워싱턴에서 하수구를 청소하는 것이 논란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거칠게 반박했다.

미국 쪽이 나프타를 폐기하겠다는 협박으로 상대의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협상전술이라는 지적도 여전하다. 하지만 캐나다와 멕시코가 이런 협박 전술에 굴복할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 재계는 보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인기가 없는 트럼프의 요구에 굴복하는 것은 양국 정부에도 치명적인 정치적 타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멕시코 정부 관리들은 “머리에 총구가 겨눠진 채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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