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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에미넴, 트럼프 정조준…‘94살 된 인종주의자 늙은이’

등록 2017-10-12 18:06수정 2017-10-12 19:44

4분짜리 랩 비디오에서 트럼프를 적나라하게 비난
“트럼프를 지지하는 내 팬이라면 하나를 선택하라”
트럼프는 아직 묵묵부답
미국 래퍼 에미넴. 한겨레DB
미국 래퍼 에미넴. 한겨레DB
미국 래퍼 에미넴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을 넘어 ‘전면전’을 선포했다.

새로 발표한 4분짜리 자신의 랩 동영상에서 에미넴은 트럼프를 ‘94살 된 인종주의자 늙은이’라고 부르며, 트럼프를 지지하는 자신의 팬이라면 트럼프를 찬성하던지 반대하던지 선택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에미넴은 지난 10일 열린 벳(BET) 어워드 시상식에서 트럼프 비판을 주제로 하는 랩 비디오 ’스톰’(폭풍)을 발표했다. 이 랩 비디오는 공개되자마자, 트럼프의 행태를 꼬집는 적나라한 비유와 욕설로 단번에 미국 연예계의 화제가 됐다.

이 동영상에서 에미넴은 주차 빌딩에서 후드를 입은 사람들을 배경으로 앞뒤로 오가며 트럼프를 비판하는 랩송을 불렀다. 에미넴은 “내 팬 중에 트럼프 지지자가 있다면, 내가 모래에 선을 그을테니, 그를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한 쪽에 서라”고 요구했다. 에미넴은 “누구를 더 좋아하는지 결정할 수 없고, 누구 쪽에 서야 하는지 헷갈린다면, 너는 이거나 먹으라”며 가운데 손가락을 세웠다. 미국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보여주는 것은 욕설의 의미이다.

이 동영상은 즉각 힙합계에서 큰 반향과 호평을 불렀다. 유명한 래퍼 스눕 독은 에미넴이 트럼프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한 것을 칭찬하는 비디오를 올렸다. 퍼프 대디로도 알려진 래퍼이자 프로듀서인 숀 콤스는 “에미넴이 죽여줬다”고 트위터를 올렸고, 래퍼 제이 콜은 에미넴을 “랩 신”이라고 극찬했다.

에미넴이 트럼프를 비난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대선 때 트럼프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인물’이란 뜻을 가진 ‘나사풀린 대포’라고 경고했다. 이번 랩은 적나라한 모욕적 언사뿐 아니라 구체적인 비판으로도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은 <비비시> 등 외신들이 에미넴의 랩송에서 뽑은 구절들이다.

“핵 홀로코스트를 야기할 가미가제”=에미넴은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트럼프의 대응이 핵 참사를 불러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오바마를 지지하는게 좋겠네/왜냐하면 현재 대통령 집무실에는 가미가제가 있기 때문이야/아마 핵 홀로코스트를 일으킬거야/그런 참사가 터져도 트럼프는 그저 폭격기에 기름을 넣고 날려보내며 다시 조용해지를 기다릴거야”라며 트럼프가 핵 참사에도 아랑곳하지 않을 인물로 묘사했다.

“그는 ’하수구를 청소하라’고 계속 소리치는데, 자기가 모래틈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 구절은 트럼프가 지난 8월 버지니아주 샬럿츠빌 인종주의자 난동 때 “양쪽 모두에 책임이 있다”며 인종주의자들의 비판을 거부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에미넴은 “인종주의는 그가 환상을 갖는 유일한 것이다”라며 이 구절을 말했다.

“푸에르토리코나 네바다의 총기 개혁을 말하는 대신에 미식축구를 공격하는데 초점을 맞춘다”=에미넴은 랩의 상당 부분을 트럼프의 미식축구 선수 비판과 관련된 내용에 할애했다. 미식축구 선수들이 경찰의 인종차별에 항의해 경기 시작 전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꿇는 행위에 대해 트럼프가 격렬히 비판하는 것은 자신의 불편한 실정을 감추기 위한 것이란 비난이다.

“그는 포로가 된 전쟁 영웅들을 좋아하지 않는다”=에미넴은 트럼프의 이중잣대도 겨냥했다. 트럼프는 미식축구 선수들이 국기 앞에서 무릎을 꿇어서 군을 불경하게 취급한다고 비판했다. 에미넴은 트럼프가 베트남 전쟁 포로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조롱한 것을 상기시키며, 그가 군을 조롱했다고 꼬집었다. 당시 트럼프는 “포로가 되지않은 사람들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에미넴은 “그는 우리를 위해 싸웠던 퇴역군인들의 면전에 침을 뱉으라고 말한다/고문당한 전쟁포로가 아니어야 한다네/그가 포로가 된 전쟁포로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너는 그에게 아무 것도 아니라네”라고 풍자했다.

■“미국은 맞서라”=랩은 최후통첩으로 끝난다. 에미넴은 “모래에 선을 그으며” 트럼프 지지자들은 더 이상 자신의 팬이 아니다고 선언한다. 에미넴은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미국은 맞서라/우리는 군과 조국을 사랑한다/그러나 우리는 트럼프를 증오한다”고 랩을 끝마친다.

에미넴의 이 랩에 대해 트럼프는 아직 침묵을 지키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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