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세계적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왼쪽)와 귀네스 팰트로. AP연합뉴스
귀네스 팰트로, 앤젤리나 졸리, 리즈 위더스푼 등 유명 배우들의 잇딴 폭로로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틴의 성범죄 혐의가 드러난 뒤, 트위터를 중심으로 자신의 성범죄 피해 경험을 폭로하는 ‘미투’(#MeToo)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남성들은 ‘하우 아이 윌 체인지’(#HowIWillChange)란 해시태그와 함께 피해자들을 지지하고 일상에 만연한 남성 중심의 성희롱 등을 반성하는 캠페인으로 화답하고 있다.
‘미투’ 캠페인을 제안한 배우 알리사 밀라노 트위터
시작은 배우 알리사 밀라노였다. 밀라노는 1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서 “만약 자신이 성희롱이나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면 ‘Me too’(나도 그렇다)고 이야기해달라”고 밝혔다. 캠페인이 시작되자 수많은 여성들이 ‘#MeToo’란 해시태그와 함께 성폭력 피해 경험담을 폭로했다. 가수 레이디 가가, 배우 에반 레이첼 우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스캔들로 유명한 모니카 르윈스키 등 유명인사들도 ‘#MeToo’란 해시태그를 올리며 참여했다.
미국 체조선수 맥카일라 마로니는 트위터에서 “13살부터 팀 주치의에게 성추행당했다”고 밝혔다.
2012년 런던올림픽 체조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미국 체조대표팀 선수 맥카일라 마로니도 자신의 트위터에 ‘#MeToo’란 해시태그와 함께 “13살 때부터 팀 닥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마로니는 18일(현지시간) 장문의 글을 올려 국가대표팀 주치의로 활동해 온 래리 나사르의 성추행 사실을 밝혔다. 그는 “나사르 박사가 내게 정신치료 요법을 받아야 한다면서 성추행했다”며 “그날 밤 난 죽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앞서 나사르는 지난 2월 20년 동안 80명 이상의 체조선수들을 성폭행 해 온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하우 아이 윌 체인지’ 캠페인을 제안한 호주 작가 벤자민 로우
‘하우 아이 윌 체인지’ 캠페인은 호주 작가 벤자민 로우의 트윗으로 시작됐다. 벤자민 로우는 “남성 여러분,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라며 “끝없이 이어진 여성들의 ‘#MeToo’ 이야기를 봤다. 이제는 우리가 어떻게 변할 지(#HowIWillChange) 이야기할 차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에 만연한 성범죄를 어떻게 하면 줄이고 바꿔나갈 수 있는지 함께 이야기해보자고 제안했다.
‘#HowIWillChange’ 캠페인에 참여한 배우 마크 러팔로
‘헐크’로 유명한 배우 마크 러팔로도 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그는 ‘#HowIWillChange’ 해시태그와 함께 “나는 다시는 여성들에게 ‘캣콜링’(길거리에서 여성들에게 성희롱을 하는 것)을 하지 않겠다. 우리는 자라면서 영화를 통해 ‘캣콜링’이 마치 칭찬인 것처럼 배웠다”라며 “나도 친구들이나 여자친구에게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이 행위가 완전히 부적절하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멋진 일도 아니고, 칭찬도 아니다. 역겨운 행위”라고 밝혔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