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청년 실업률이 지난해보다 조금 심화된 13.1%로 나타났고, 내년엔 더욱 악화되리라 전망됐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0일 낸 ‘세계 청년 고용 동향 2017’ 보고서에서, 2017년 지구촌 15~24살 청년 실업률이 13.1%로 지난해(13.0%)보다 0.1%포인트 상승했으며, 전 세계 실업자들 가운데 35%가 청년이라고 밝혔다. 세계 청년 실업자 수는 7090만명으로, 2009년 세계 경제위기 때(7670만명)보다는 나아졌다.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 경기 회복세에 견줘 청년 실업률은 완화되지 않고 있으며, 내년에는 선진국 무역·투자 확대에 따른 경제 성장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청년 실업자가 20만명 더 늘어나리라 예상됐다. 국제노동기구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성장률을 보면, 2016년 3.2%였고, 2017년 3.6%, 2018년엔 3.7%로 전망된다”며 “전반적인 경제 성장과 고용의 연결이 끊기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고, 경제적 불안정성이 청년 고용 개선을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997~2017년 청년 인구는 1억3900만명 증가했으나 청년 노동자 인구는 3500만명 줄었다. 전체 노동인구 중 청년 비율이 21.7%에서 15.5%로 낮아졌다. 반면 실업자들 가운데 청년 비중이 35%로 늘어나는 등 청년층이 일자리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유럽 청년들의 실업률이 낮아지고 있으나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국가의 청년 실업률이 상승하고 있다고 국제노동기구는 분석했다.
일자리의 수만큼이나 질도 문제다. 성인 노동자 5명 중 3명이 비공식 고용(보수를 받고, 불법은 아니지만 법적 제도적 틀에 의해 등록·규정되거나 보호받지 못하는 일자리)인 데 비해 청년 노동자는 4명 중 3명이 비공식 고용 상태다. 특히 청년층 중 여성은 지속적으로 노동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성 청년 노동자 20명 중 19명이 비공식 고용 상태다.
이 때문에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 청년 노동자 가운데 39%인 1억6080만명은 하루 3.1달러 미만을 버는 빈곤 상태에 놓여있다. 이 가운데 하루 1.9달러 미만 극빈곤층도 16.7%에 이른다. 지구촌 전체 청년 5명 가운데 2명 이상은 실업자이거나 일하는 빈곤층이다. 특히 중동·남아시아·아프리카에서는 청년 빈곤율이 노인 빈곤율을 앞섰다.
데버러 그린필드 국제노동기구 정책 담당 사무부총장은 “젊은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은 물론 일의 미래와 사회적 결속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