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보서트 미국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이 지난 5월15일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에서 워너크라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5월12일부터 인터넷 네트워크에 접속만 해도 감염되는 랜섬웨어가 배포되기 시작했다. 윈도 컴퓨터 사용자의 파일을 암호화한 뒤 이를 풀려면 300~600달러(약 33~66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하루 만에 100여개국 12만대 이상의 컴퓨터가 감염됐고, 사흘 만에 150개국에서 30만대 이상이 감염됐다. 각국 정부기관과 병원, 기업 업무는 물론 개인 컴퓨터 사용에도 큰 차질을 빚었고 피해액이 수십억달러로 추산됐다. 영국에서는 국민보건서비스(NHS)도 공격을 받았고 48개 병원이 환자 파일을 열지 못해 진료를 취소하는 위기 상황도 발생했다.
영국 정부가 “전례 없는 사이버테러 공격”이라고 규정한 이 악성소프트웨어의 이름은 ‘워너크라이’다. 그간 보안 업체들은 배후에 북한이 있을 것으로 추정해왔으나, 미국 정부가 북한의 직접적인 책임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토머스 보서트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은 18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공식 발표: 북한이 워너크라이 배후에 있다’라는 기고문을 게재했다. 보서트 보좌관은 기고문에서 “신중한 수사 이후에 미국은 오늘 대량 ‘워너크라이’ 사이버 공격이 북한 때문이라고 공식화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배후라는 발표는) 증거에 기반하고 있다”며 “우리만 혼자 확인한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가 지난달 북한의 공격임이 “거의 확실하다”고 결론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배후에 있는 북한 사이버 계열사의 공격을 추적했다는 설명이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이날 “북한의 지원을 받는 ‘라자루스’ 해커집단이 공격을 주도했다”고 보도했다.
보서트 보좌관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 ‘최대 압박 전술’을 구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북한은 사이버 공격을 활용해 무모한 행동을 하고 세계에 혼란을 주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용인할 수 없는 핵과 미사일 개발에 압박을 가하려고 이미 여러 지렛대를 동원했고, 우리는 사이버든 다른 무엇이든 평양의 커지는 공격 능력을 억제하기 위해 최대의 압박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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