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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신냉전 치닫는 서방 vs 러시아…되살아난 모스크바올림픽 보이콧의 유령

등록 2018-03-27 16:13수정 2018-03-27 20:33

영국 ‘독살 시도 사건’ 뒤 22개국 러 외교관 추방 이어
6월14일 러시아 월드컵 개막식 참석 보이콧도 확산
서방과 러시아, 냉전 종식 이후 최악 갈등 국면으로
2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러시아 총영사관 건물 꼭대기에서 러시아기가 펄럭이고 있다. 시애틀/로이터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러시아 총영사관 건물 꼭대기에서 러시아기가 펄럭이고 있다. 시애틀/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에서 벌어진 ‘전직 러시아 스파이 부녀 독살 시도’로 인해 서방과 러시아가 냉전 이래 최대 규모의 외교관 추방 등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6월 러시아 월드컵 개막식에 대한 ‘정치적 보이콧’도 확산되고 있다. 정치적으로 갈등하던 서방과 사회주의권이 서로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과 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을 보이콧했던 과거 냉전의 역사를 되짚는 듯한 ‘신냉전’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아이슬란드 외교부는 26일 “아이슬란드는 러시아 당국과의 모든 고위급 양자 대화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으며, 아이슬란드 지도자들은 피파 월드컵에도 불참한다”고 밝혔다. 영국에 망명한 전직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딸 율리아(33)가 4일 솔즈베리에서 독극물 공격에 의해 의식불명 사태로 발견된 이후, 지도급 인사들의 러시아 월드컵 개막식 불참 의사를 밝힌 나라는 6개국이다. 아이슬란드 외에 폴란드·덴마크·스웨덴·오스트레일리아·일본도 6월14일 개막식 불참 의사를 밝혔다. 경기 보이콧은 축구 팬들을 실망시킬 수 있어, 32개 참가국 중 토너먼트 불참을 고려하는 팀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의 갈등은 과거와 닮은 점이 있다. 냉전이 한창이던 1979년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미국과 50개국 가까운 그 동맹국들은 항의 표시로 이듬해 모스크바올림픽을 보이콧했다. 4년 뒤 로스앤젤레스올림픽 때는 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을 비롯해 15개국이 불참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14개국을 포함해 26일까지 총 22개국이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이 집계한 추방 외교관 숫자는 최소 115명이다. 영국과 러시아의 갈등 전선이 서방 대 러시아로 확대된 모양새다.

특히 미국은 26일 당사국인 영국(23명)보다 세 배 가까이 많은 60명을 추방하기로 했다. 1986년 레이건 행정부 때 러시아 외교관 80명을 추방한 이래 최대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의미심장한 대러 제재로 꼽힌다. 미국은 해군기지에서 가까운 시애틀의 러시아 총영사관도 폐쇄했다. 영국과 브렉시트 줄다리기가 한창인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암살 시도’ 부인에도 불구하고 영국 편을 들며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한 것 역시 향후 러시아에 더 강경한 외교 정책을 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최근 몇년간 크림반도 병합과 시리아 내전 개입 등으로 국제 무대에서 영향력을 과시하며 서방과 대척점에 섰다. 이뿐 아니라 해킹 등 정보전과 극우 정당 지원을 통해 서방 국가 안에서 직접적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시비도 끊이지 않았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서방 정부와 사회가 러시아에 대응하려면 ‘러시아 문제’에 대해 상식에 입각해 총체적으로 재평가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독살 시도 사건이 그 계기가 되리라 분석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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