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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세계 학자 50여명 카이스트 보이콧 선언…‘살인 로봇’ 개발 논란

등록 2018-04-05 11:50수정 2018-04-05 20:45

공개 편지 통해 “앞으로 관계 단절할 것”
“자율 무기 개발되면 돌이킬 수 없다”
AI 무기 활용으로 킬러 로봇 개발 우려
로봇군단과 인간의 전쟁을 담은 영화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의 한 장면.
로봇군단과 인간의 전쟁을 담은 영화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의 한 장면.
세계 인공지능(AI) 및 로봇 연구 분야 학자 50명 이상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이 한화시스템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인공지능(AI) 무기 연구에 항의해서 카이스트와의 관계를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카이스트의 연구가 ‘킬러 로봇’ 개발로 연결됐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세계 30개 지역 인공지능 및 로봇 공학 연구자 50명 이상은 4일 공개 서한을 통해서 “카이스트와 한화시스템이 ‘국방 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를 개소한 것에 대해서 크게 우려한다”며 “카이스트 같은 명망있는 기관이 이런(인공지능) 무기 개발을 통해서 군비 경쟁을 가속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유감스럽다. 우리는 카이스트 총장이 연구센터가 의미있는 인간의 통제가 없는 자율 무기(autonomous weapons)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하기 전까지 공식적으로 카이스트 어떤 부분과도 협력을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보이콧의 구체적 예로 “카이스트를 방문하지 않고, 카이스트에서 방문자를 받지도 않고, 카이스트와 관련된 연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학자들은 “자율무기가 개발되면 전쟁의 제3의 혁명이 일어난다. 자율무기로 이전에는 없던 속도와 규모의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테러 무기가 될 수 있다. 한번 열면 닫기 어려운 판도라의 상자가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최근 국제 사회에서는 살상의 최종 책임은 인간이 져야 하며 로봇이 알고리즘을 통해 공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여론이 강하다. 오는 13일부터는 닷새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회의에서도 인공지능 무기 사용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공개 편지 작성을 주도한 학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뉴사우스웨일스대학의 토비 월시 교수이며, 나카무라 요시히코 일본 도쿄대 교수도 참여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전했다.

인공지능 연구 학자들이 우려를 나타낸 ‘국방 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는 지난 2월 개소했다. 카이스트와 한화시스템은 센터 공동 운영을 통해서 △국방 인공지능 융합과제 발굴 및 기술자문 △국방 인공지능 융합과제 연구 △연구인력에 대한 상호 교류 및 교육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한화시스템이 무고한 민간인까지 무차별 살상한다는 비난을 받아온 집속탄(대형폭탄이 수백개의 소형 폭탄으로 분리돼 다수 인명을 살상하는 무기) 생산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월시 교수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우리는 아무도 일어나기를 원하지 않는 군비 경쟁에 휘말려있다. 카이스트의 행동은 이런 군비 경쟁을 가속화할 뿐이다.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킬러 로봇을 개발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신 총장은 이 신문에 “대학의 연구 기관으로서 우리는 인권을 존중하고 윤리 기준을 높은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며 “카이스트는 인간의 의미있는 통제가 결여된 자율 무기를 포함해서 인간의 가치에 반하는 어떤 연구활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한다”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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