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주요 매체 일제히 신속 보도
북한이 21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단을 발표하자 전세계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이를 주요 뉴스로 다루며 속보를 쏟아냈다. 북한은 전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어 지금까지 6차례 핵실험을 진행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채택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남북 정상회담을 불과 1두일 앞두고 나온 ‘놀라운’ 발표라면서 북한이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을 전했다. 또 북한이 미군 철수 같은 전제조건 없이 비핵화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직후 나온 것이라는 점에도 의미를 뒀다.
영국 <가디언>도 북한의 이번 발표가 문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의지’ 발언이 나온 직후 나온 점을 강조했다. <비비시>(BBC) 역시 이번 발표는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가 풀리는 시기에 나왔다고 보도하면서 전날 남북 정상간 핫라인이 설치되는 등 4·27남북정상회담을 앞둔 한반도 준비 상황을 소개했다.
<에이피>(AP) 통신도 핵개발과 핵무기를 탑재할 미사일 개발이 충분히 진전했다는 북한의 발표 일부를 전하면서 지난해 11월 북한이 핵무력 완료를 선언한 이후 김 위원장이 한층 탄탄해진 입지에서 협상에 나설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이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주요 매체들도 “정치적 대사건”이라며 긴급 뉴스를 내보냈다. 관영 <신화통신>은 “북한은 핵 위협과 도발을 받지만 않는다면 북한이 절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며 “국가의 역량을 경제 발전에 집중하고, 주변국과 국제사회와 적극적이고 긴밀하게 대화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시시티비>(CCTV)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새 전략 노선을 선포했다고 전하면서 “이는 정치적 대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도 발빠르게 보도했다. <엔에이치케이>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국제사회에 대해 대화 자세를 강하게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전략적인 계산 하에 이런 발표를 해 선수를 친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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