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켄징턴궁 공식 트위터 갈무리
19일 정오(현지시각) 영국 윈저성에서 열리는 해리(34) 왕자와 메건 마클(37)의 ‘로열 웨딩’에선 신부가 아버지 손을 잡고 식장에 들어오는 장면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마클의 아버지 토머스 마클(73)이 10만파운드(약 1억4500만원)를 받고 ‘파파라치 컷’을 연출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뒤,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13일 영국 <데일리 메일>은 아버지 토머스의 파파라치 컷과 그가 사진기자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서 토머스는 영국 관련 책을 들춰보고, 정장을 맞추기 위해 목둘레를 재고 있다. 그러나 이 사진은 자연스럽게 찍힌 사진이 아닌 3월께 파파라치로부터 돈을 받고 연출해 찍은 사진이었다. 목둘레를 잰 곳 역시 진짜 옷가게가 아닌 파티용품 판매점이었다.
토머스 마클이 목둘레를 재고 있는 모습. <데일리 메일> 누리집 갈무리
조명감독 출신인 아버지는 마클이 6살 때 이혼했고, 현재 멕시코에 거주하고 있다. 마클의 이복 언니인 서맨사는 트위터에 “내가 왕실과 아버지를 위해 긍정적인 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다. 돈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토머스는 “심장 통증이 있다”면서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미국 연예 매체에 밝혔다. 켄징턴궁은 “마클에게 매우 개인적인 상황”이라며 “해리 왕자와 마클은 어려운 상황에 대해 이해와 존중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아버지 토머스와 메건 마클. <데일리 메일> 누리집 갈무리
마클을 난처하게 만든 건 아버지뿐만이 아니다. 이복 오빠(51)는 지난 2일 해리 왕자에게 편지를 보내 “시간이 지나면 (결혼이) 왕실 역사상 가장 큰 실수였음을 알게 될 것”이라며 결혼식을 취소하라고 했다. 그는 이후 태도를 바꿔 마클에게 편지를 보내 “우리가 수년간 거리를 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가족”이라며 결혼식 초대를 부탁했다.
<로이터> 통신은 ‘로열 웨딩’에 대해 정작 영국인들은 반응이 뜨겁지 않다고 보도했다. 지난 10~11일 성인 161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66%는 “로열 웨딩에 관심 없다”고 답했다. 왕실이 결혼식 비용뿐 아니라 경비·보안 비용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답변도 57%나 됐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