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미국을 방문하기 위해 29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30일 뉴욕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2000년 조명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워싱턴을 방문한 뒤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방미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각)께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했다. 함께 온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 국장대행도 방미 길에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가운데)이 29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해 걸어가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김 부위원장은 30일 오후 10시35분에 베이징에서 출발하는 뉴욕행 에어차이나 탑승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애초 오후 1시 비행기를 예약했다가 출발 시각을 바꿨다. 그는 6월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뉴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나 회담 의제 및 양국 정상 발표 내용을 전반적으로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인사의 대면은 폼페이오 장관의 두차례 방북에 이어 세번째다. 이번 ‘3차 고위급 회담’이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 수준과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에서 하루를 묵는 김 부위원장이 중국 고위 인사와 접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 쪽과 북-미 정상회담 의제 및 이와 관련한 북-중 관계를 두고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핵심적 역할을 했고 준비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4·27 남북 정상회담에 배석했으며, 지난 26일 판문점 2차 정상회담 때 북쪽 인사로는 유일하게 김정은 국무위원장 옆에 배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아침(현지시각) 트위터에 “북한 김영철 부위원장이 지금 뉴욕으로 향하고 있다”며 “내 편지에 대한 확실한 답변, 고맙다”고 적었다. 지난 24일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정상회담 취소 서한에서 “언제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하라”고 밝힌 것에 북한이 적극적으로 반응했다는 의미다. 또 “우리는 북한과의 협상에 훌륭한 팀을 투입했다. 협상들이 정상회담과 그 이상을 위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베이징 워싱턴/김외현 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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