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열리는 역사적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시간 동안 일대일 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12일 오전 9시(한국시각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통역만 배석시킨 채 일대일 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미국 관리를 인용해 <에이피>(AP)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이 관리는 일대일 정상회담 뒤 참모들을 배석시키는 확대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정상이 북핵 해결과 상응 조처라는 양쪽의 요구 사항을 놓고 직접 담판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에도 일대일 담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또 자신은 상대를 1분만 대해 보면 금방 안다며 회담 진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정중하게” 곧 자리를 뜨겠다고 공언해왔다.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이날 미국과 북한은 현지에서 정상들의 본회담을 준비하는 실무회담을 오전과 오후에 걸쳐 두차례 가졌다. 북-미 양쪽은 또 이날 회담 의제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등 회담에 임하는 태세를 다시 정비했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오전 북한과 미국 양쪽은 마지막 실무회담을 현지의 리츠칼트 호텔에서 했다. 미국 쪽에서 성 김 필리핀 주재 대사, 북한 쪽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대표한 이 회담에 참석하려는 북한 쪽의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대행(오른쪽)과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전책략실장이 서둘러 회담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싱가포르/로이터 연합뉴스
이 실무회담에는 미국 쪽에서는 판문점 접촉을 이어온 성 김 주필리핀 대사가 대표로 나섰고, 북한 쪽에서는 성 김 대사의 상대역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나섰다. 회담은 싱가포르 시내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다. 당초 회담은 이날 오전 한차례만 열리는 것으로 예정됐으나, 오후에도 이어졌다.
성 김 대사와 최선희 부상은 5월29일부터 판문점에서 접촉하며,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 등을 조율하는 실무회담을 해왔다. 이틀 전에 싱가포르로 합류한 이들은 이날 회담을 통해 의제 등에 관한 마지막 조율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오후에는 백악관 고위 관리들이 관련 언론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백악관 쪽이 고위 관리의 브리핑을 예고함에 따라, 이 실무회담에서 일정한 성과가 기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오찬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일들이 아주 좋게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 우리는 아주 흥미로운 만남을 가질 것이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밤 싱가포르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아침 트위터에서도 “싱가포르에 오니 대단하다. 분위기가 달아올랐다”고 회담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싱가포르로 오는 기내에서 자신이 “평화의 임무”에 임했다면서도, 북한 정상과의 일대일 대화는 “한번의 기회”라고 북한에게 이 기회를 잡을 것을 촉구했다.
이 회담의 미국 쪽 준비를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현지에서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한반도의 비핵화를 다짐”한다고 밝혔다.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들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출국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자신들의 회담 의제를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조-미 수뇌회담에서는 달라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새로운 조-미 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문제,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들을 비롯하여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이 교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미 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한반도 비핵화를 이번 정상회담에서 자신들의 3대 의제로 내세운 것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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