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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트럼프-김정은 담판할 카펠라 호텔 가보니

등록 2018-06-11 16:07수정 2018-06-11 22:27

250m 진입로 초입부터 경찰관들 배치해 출입 통제
“못 들어간다” “사진 촬영은 저쪽 길 건너에서”
팔라완 해변 연결되는 나무 계단길도 경찰이 통제
관광객 “평소와 크게 다른 점은 못 느껴”
두 정상 숙소에선 7㎞ 이내…12일 10~20분이면 도착
11일 오전 카펠라 호텔 진입로를 경찰관들이 통제하고 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11일 오전 카펠라 호텔 진입로를 경찰관들이 통제하고 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회담장인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 주변도 두 정상을 맞을 준비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오전, 전세계 취재진이 모여있는 국제미디어센터(IMC) 근처에서 택시를 타고 15분 만에 정상회담장인 카펠라 호텔 앞에 닿았다. 싱가포르 본섬에서 710m짜리 연륙교인 센토사 게이트웨이를 건너자 마자 센토사섬에 들어섰고, 곧장 카펠라 호텔 진입로가 나왔다.

호텔 진입로 주변에는 수백m에 걸쳐 길 양옆으로 노란색 철제 펜스가 설치돼 있고, 약 30m 거리를 둔 두 개의 진입로 입구에는 각각 10여명의 경찰관이 지키고 서 있었다. 택시가 진입로에 근접하자 경찰관이 다가와 목적지를 물었다. “카펠라 호텔에 들어가고 싶다”고 하자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택시에서 내리니 이번엔 싱가포르 정부 관계자가 다가와 “이쪽에 있지 말라. 안쪽에 들어갈 수 없고, 이 자리에선 사진 촬영도 안 된다”며 “(왕복 4차선 도로) 건너편으로 가라”고 안내했다. 그는 “내일 기자들은 저 건너편에서만 촬영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11일 오전 카펠라 호텔 진입로로 경찰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11일 오전 카펠라 호텔 진입로로 경찰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경사지고 굽이진 250m 진입로를 따라 올라가야 카펠라 호텔 시설에 이를 수 있는데, 아예 진입로 초입부터 출입을 원천 봉쇄한 것이다. 진입로 입구에는 무장한 경찰관 그림에 “검문중. 경찰 지시를 따르세요”라는 큼직한 안내판이 걸렸다. 두개의 진입로로 수시로 경찰이라고 쓴 승합차와 순찰차량들이 드나들었다. 길 건너편에서 사진을 촬영한 뒤 다시 길을 건너 진입로 입구 쪽으로 가려고 하자 이번에는 다른 싱가포르 공무원이 손짓을 하면서 “안 된다. 협조해달라”고 했다.

카펠라 호텔 앞 팔라완 해변의 모습. jaybee@hani.co.kr
카펠라 호텔 앞 팔라완 해변의 모습. jaybee@hani.co.kr
경찰 경계 수위가 높은 카펠라 호텔 진입로 주변과 달리, 바닷가에 접한 그 반대편은 상대적으로 보안 수준이 낮아보였다. 이 호텔 권역 둘레를 10여분 걸어서 찾아간 바닷가 쪽에는 관광지 관리를 위한 경찰 쉼터가 보였으나, 노란색 철제 펜스나 무리 지은 경찰관의 모습 등 강화된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카펠라 호텔은 팔라완 해변과 나무로 된 좁은 계단길로 연결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해변 산책 장면이 연출될지 관심을 모으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무 계단길을 올라가 호텔 진입을 시도했으나, 굳은 철문 안쪽에서 싱가포르 경찰관이 “투숙객이나 공무 관계자 아니면 들어올 수 없다”고 했다. 다른 경찰관은 “평소에는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통로”라고 말했다.

카펠라 호텔과 팔라완 해변을 연결하는 나무 계단길. 철문 안쪽에서 싱가포르 경찰관이 통제하고 있다. jaybee@hani.co.kr
카펠라 호텔과 팔라완 해변을 연결하는 나무 계단길. 철문 안쪽에서 싱가포르 경찰관이 통제하고 있다. jaybee@hani.co.kr
이런 점들을 빼고는 카펠라 호텔 주변 등 센토사섬 일대는 유명한 휴양지의 모습 그대로 평온한 모습이었다. 관광객들도 한산하게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팔라완 해변에서 만난 러시아 출신 마리아 루스클로바는 “남편 출장을 따라와 센토사섬에 두달째 머무르고 있는데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과 안 열리는 것에 차이를 전혀 못 느낀다. 모든 게 평소와 똑같다”고 말했다. 카펠라 호텔 진입로 앞에서는 바로 인근에 있는 리조트 월드 센토사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센토사에서 놀이기구를 타는 관광객들의 즐거운 비명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센토사섬 안에서도 최고급으로 꼽히는 카펠라 호텔(5성급)은 4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돔형 볼룸과 100명 수용 규모의 갤러리룸, 70~1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센토사룸 등을 보유하고 있다. 팔라완 해변, 두 개의 골프 리조트와 맞닿아 있다.

카펠라 호텔이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선정된 것은 본섬과 연결되는 다리와 모노레일, 케이블카만 통제하면 외부 진입을 차단할 수 있는 등 안전상의 이유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센토사섬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변에 나무들이 우거져 내부를 볼 수 없게 돼 있다.

카펠라 호텔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는 세인트 리지스 호텔에서 직선거리로 6.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샹그릴라 호텔에서는 6.8㎞ 거리다. 두 정상은 12일 오전 9시에 열릴 정상회담을 위해 숙소를 나서면 10~20분 내에 카펠라 호텔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 전경. 카펠라 호텔 제공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 전경. 카펠라 호텔 제공

싱가포르/황준범 기자, 황금비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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