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오전 단독 회담을 마친 뒤 확대 정상회담 장소로 이동하다 밖에서 대기하는 취재진을 향해 손 흔들고 있다. 케빈 림/스트레이츠타임스 제공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우리는 엄청난 관계를 맺을 것이다. 의심하지 않는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세기의 회담’이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12일 아침 9시(현지시각) 정각에 막올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미 역사상 처음 갖는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굉장히 기분이 좋고 우리는 좋은 논의를 할 것이다. 굉장한 성공을 거둘 것이다. 내게 영광이고 우리는 엄청난 관계를 맺게 될 것이다.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은 아니었다”며 “우리한테는 우리의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때로는 우리의 눈과 귀를 가렸는데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화답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확대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북한 리용호 외무상,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주성 통역관,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미국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이연향 통역국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케빈 림/스트레이츠타임스 제공
두 정상은 먼저 통역자만 배석한 일대일 단독정상회담에 들어가 35분 만에 마쳤다. 이는 애초 예상된 45분의 시간을 앞당겨 마친 것이다.
단독회담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김 위원장과의 일대일 회담은 “매우, 매우 좋았다”며 두 사람은 “훌륭한 관계를 가졌다”고 평했다.
단독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곧 이어 보좌진들이 배석한 확대정상회담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대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큰 문제, 큰 딜레마를 해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회담 테이블에 마주앉은 김 위원장을 향해 “함께 협력해서 우리는 문제를 관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두 사람이 “엄청난 성공을 같이 이루는 것”에 대해 말하며 “성공적일 것이고, 해결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낙관적 표정을 지으며 화답했으나, 그의 말은 계속 터지는 보도진의 카메라 셔터 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다.
확대정상회담에는 미국 쪽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안보보좌관이 배석했다. 북한 쪽에서는 리용호 외무상,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했다.
앞서 두 정상은 회담 장소인 카펠라 호텔에 도착한 뒤 인공기와 성조기가 장식된 회담장 입구에서 처음으로 직접 만났다. 두 정상은 약 12초간 악수를 나누며 짧은 인사를 주고받고 취재진을 향해 자세를 취한 뒤 바로 회담장으로 향했다. 양국 정상 뒤로는 인공기와 성조기가 각각 6개씩 번갈아 장식됐다.
첫 만남에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어로 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