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업무 오찬을 한 뒤 산책하고 있다. 케빈 림/스트레이츠 타임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업무 오찬을 마친 뒤 공동취재단을 향해 “정상회담에서 많은 진전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바로 옆에 서 있었지만, 김 위원장은 언론을 향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두 정상은 업무 오찬 뒤 통역사를 뺀 채 단둘이 호텔 안에서 가벼운 산책을 했다. 주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말을 건네고 김 위원장은 고개를 끄덕이거나 짧은 대답을 하는 모양새였다. 산책 중에 두 정상이 나눈 자세한 대화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산책을 마치는 자리에서 대기 중인 기자들을 향해 “정말로 환상적인 회담”이었다며, “김 위원장과의 만남은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이 남았다. 서명하러 이동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아직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해프닝도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에 발언한 직후, 자신의 전용 차량 앞까지 김 위원장과 함께 이동해 차량 문을 열었을 때다. 얼핏 트럼프 대통령이 차량 탑승을 권유하고, 김 위원장이 망설이는 것처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량 내부를 소개해줬을 가능성도 있다. <엔비시>(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전용 차량을 자랑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모두 차량에 탑승하지 않은 채, 차량 근처에서 수십초 동안 대화를 나눴다. 두 정상의 통역사를 비롯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두 정상 곁을 지키고 있었다. 해프닝은 오래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쪽과 김 위원장 쪽은 곧 헤어져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논의 결과, 서명 장소까지 따로 이동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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