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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소수 정무직만 참석한 확대회담…의전 성격 짙어

등록 2018-06-12 14:17수정 2018-06-12 20:36

예상됐던 실무 관리 참석은 없어
미 쪽은 폼페이오, 켈리, 볼턴이
북 쪽은 김영철, 리수용, 리용호 배석
강경파 볼턴도 리용호 외무상과 대좌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12일 열린 북-미 확대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 시작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리용호 북한 외무상,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김 위원장, 존 켈리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케빈림/스트레이츠타임스 제공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12일 열린 북-미 확대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 시작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리용호 북한 외무상,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김 위원장, 존 켈리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케빈림/스트레이츠타임스 제공
북-미 정상회담의 확대회담에는 양국에서 장관급의 고위 정무직 3명씩만 배석한 최소한의 규모로 진행됐다. 확대회담에서도 실무 관리가 없는채 소수 고위 정무직만 참석한 것은 양쪽이 현안들에 대해 이미 합의를 봤다는 의미이다.

이날 확대회담에는 북한 쪽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미국 쪽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안보보좌관이 배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한 주역인 김영철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부위원장이 각각 김 위원장의 오른쪽, 트럼프 대통령의 왼쪽에 앉아 서로 마주봤다. 미국 쪽에서 켈리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에 통역을 가운데 두고 테이블 제일 오른쪽에 앉고, 볼턴 보좌관은 제일 왼쪽에 앉았다. 북한 쪽에서는 리용호 외무상이 제일 오른쪽에 앉아, 볼턴 보좌관과 대면했다. 리수용 부위원장은 제일 왼쪽에 앉아, 켈리 비서실장과 대좌했다.

당초 확대 회담에는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 미국의 성 김 필리핀 대사 등 이번 회담의 의제 조율 등을 한 실무 관리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들 실무 관리들이 확대회담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그들의 역할이 필요없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즉, 양쪽이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이미 의제 조율 및 그 합의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날 100분간 진행된 확대회담도 정상들의 단독회담과 마찬가지로 양쪽의 합의를 추인하는 한편 서로의 관계를 맺는 의전적인 성격이 짙었다고 보여진다. 회담 테이블 뒤로 실무관리들이 배석하는 기존의 확대 정상회담 풍경도 보여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 회담장으로 가기 전에 트위터에서 “참모들과 대표들의 만남들이 신속히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 이미 양쪽의 의제 및 합의가 됐음을 시사했다.

확대회담 모두 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큰 문제, 큰 딜렘마들을 해결할 것이다”고 말해, 이날 회담의 성과를 예고하기도 했다. 특히, ‘딜렘마 해결’을 언급함으로써, 양국의 관계를 가로막는 현안들에 대한 합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을 향해 “함께 협력해, 우리가 문제를 관리되게 할 것이다”고 말해, 북-미 현안을 두 정상 차원에서 관리할 것임을 드러냈다.

확대회담에 배석한 최고 주역은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다. 두 사람은 각각 평양과 워싱턴을 방문해 상대국 정상을 만나, 이번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강경보수로 분류되나, 이번 정상회담 준비 과정을 통해 북한에 대한 개입과 대화 등 온건론을 주도했다.

서로 마주보고 앉은 리수용 당 부위원장과 켈리 비서실장은 이번 회담 준비과정에서 안방을 챙기며, 정상들의 보좌한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함께 ‘어른의 축’으로 불리는 켈리 비서실장은 돌출적인 언행의 트럼프 대통령을 자제시키며, 큰 틀에서 행정부와 백악관을 조율했다.

리수용 부위원장 역시 켈리 비서실장처럼 김 위원장의 주변을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리 부위원장은 스위스 주재 대사 시절에 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을 챙기는 등 오랫동안 ‘백두혈통’의 집사 역할을 했다. 그는 현재 당과 행정부 사이의 외교현안 전반을 챙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많던 볼턴 안보보좌관도 참석했다. 그는 리비아 모델을 거론해 북한으로 맹렬한 반발을 사서, 한때 북미 정상회담이 좌초되는 위기를 발생시킨 인물이다. 그는 그 발언 이후 북한 문제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의 확대회담 배석은 북한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으나, 안보보좌관으로서 국가 안보가 걸린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강경파인 볼턴의 대좌 상대로 리용호 외무상을 배치했다. 리 외무상이 수장인 외무성의 김계관 제1부상과 최선희 부상은 회담 준비과정에서 북한을 압박하던 볼턴이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난하는 역할을 했다. 북한 정권에서는 외무성이 강경외교 노선을 주도하고 있어, 리 외무상이 볼턴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았을 것으로 보인다.

통역으로는 미국 쪽에서는 국무부 소속의 이연향씨, 북한 쪽은 외무성의 김주성 통역관이 참석했다. 이씨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트럼프 면단 때도 배석하는 등 그동안 북-미 고위접촉의 통역으로 활약했다. 김 통역관은 김 위원장의 전담 통역팀 ‘1호 통역’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화보] ‘세기의 담판’ 6·12 북-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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