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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스트롱맨들 활개…배외주의에 위협받는 21세기 민주주의

등록 2018-06-25 18:28수정 2018-06-25 22:10

[21세기에 민주주의 후퇴하는 이유]
세계화 반대 정서 활용하며 난민 할당제 거부 등
‘강한 러시아’, ‘중국몽’ 등 과거 영광 강조
강대국 배외주의 강화는 무력 분쟁 가능성 높여

※ 그래픽을 누르면 확대됩니다
24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대선 승리는 21세기 들어 ‘스트롱맨’들의 지배가 확산되는 흐름을 다시 상기시키고 있다.

지난 3월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장기 집권의 발판을 강화했고, 4월엔 ‘동유럽의 스트롱맨’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4선에 성공했다. 폴란드에서는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가 권위주의 통치를 강화한다. 선거 민주주의를 훼손하지는 않았지만,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워 국제 질서를 흔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스트롱맨들의 부상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21세기에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권위주의가 득세하는 이유는 뭘까? 이 지도자들의 공통점은 세계화에 대한 반감을 최대한 파고들어 민족주의를 자극한다는 점이다. 단적으로 강경한 난민·이민 정책이 그것이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선거 때 ‘난민 공포’를 부추긴 데 이어 최근 불법 입국 난민을 돕는 이들을 처벌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폴란드의 모라비에츠키 총리가 이끄는 법과정의당도 유럽연합(EU)의 난민할당제를 거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입국자를 “침입자”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다른 특징은 사법부나 언론 독립이 위협받는다는 점이다. 중국엔 애초 언론 자유가 희박하고, 러시아에선 정권을 비판하는 언론인과 반체제 인사들의 수상한 죽음이 잇따른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2016년 쿠데타 진압 이후 집회를 제한하고 언론인 180여명을 투옥했다. 소수민족인 쿠르드족 정당인 인민민주주의당(HDP)도 탄압하고 있다.

대중의 ‘강한 국가’에 대한 열망도 민주주의 후퇴의 한 배경이다. ‘빛나는 과거’에 대한 향수가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뒤로 밀어낸다. 푸틴 대통령은 “강한 러시아”를 내걸어 미국과 맞서던 소련의 향수를 자극하고, 시진핑 주석의 ‘중국몽’도 패권 회복을 상징한다. 터키와 헝가리도 각각 오스만튀르크제국,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추억’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도 유일 패권국의 영광을 되찾고 싶은 정서에 호소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서구 민주주의의 ‘실패’도 원인으로 꼽힌다. 독일 <슈피겔> 최신호는 민주주의의 세계적 퇴조는 “나쁜 통치 때문”이라는 래리 다이아몬드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의 지적을 전했다. 미국이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잘못된 정보를 근거로 이라크전을 일으켜 서구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고, 이어진 금융위기는 서구 중심 경제 질서에 대한 확신을 흔들었다는 것이다.

배외주의에 기반을 둔 ‘스트롱맨’들의 활약은 무력 과시로 이어질 수 있어 더 우려스럽다. 러시아의 조지아 침공과 크림반도 합병, 터키의 시리아 북부 침공이 그 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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