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외교부가 공식트위터 계정에 중국 내 곰돌이 푸 영화 상영 금지 조치를 풍자하는 글을 게시했다. 대만 언론<포커스 타이완> 누리집 갈무리
대만 정부가 ‘곰돌이 푸’ 신작 영화의 상영을 금지한 중국 정부를 공개 조롱했다.
대만 외교부는 8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대만 관광청 마스코트인 ‘오숑(Oh!Bear)’ 이미지와 함께 “오숑의 사촌인 곰돌이 푸 영화가 중국에서 상영이 금지돼 충격을 받았다. 대만에선 모든 곰들이 평등하며 푸 영화를 대만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는 글을 남겼다.
중국 정부는 최근 곰돌이 푸가 등장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원제 크리스토퍼 로빈)의 중국 상영을 금지했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곰돌이 푸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희화화하는 대상으로 꼽히기 때문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현재, 대만 정부 트위터에서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중국 시진핑 주석과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을 만화 캐릭터에 빗댄 사진이 중국 웨이보에 확산됐다.
곰돌이 푸 논란은 시 주석이 2013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 시작됐다. 당시 통통한 체형의 시 주석이 호리호리한 체형의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걷는 사진이 공개되자, 한 중국 누리꾼이 두 인물을 푸와 푸의 친구인 호랑이 티거에 빗댄 사진을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올렸다. 사진은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이후 중국 당국은 해당 사진들을 삭제했고, 온라인에서 시진핑과 푸라는 단어를 검색할 수 없게 했다. 중국 정부는 이 영화의 중국 내 상영을 불허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곰돌이 푸는 영국 작가 앨런 알렉산더 밀른이 1926년에 펴낸 동화 ‘위니 더 푸’에 처음 등장했다. 1977년 디즈니가 이 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뒤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아왔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