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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최후변론 앞둔 ‘김정남 암살 용의자들’ … 커지는 유죄 가능성

등록 2018-08-16 15:28수정 2018-08-16 18:21

현지 재판부 “두 여성, 조직적으로 살해에 가담…
암살에 이용당했을 가능성 입증할 증거 없어” 지적

최후변론서 반증 없으면 유죄 판결, 사형 가능성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 형 김정남 살해 용의자 도안 티 흐엉(왼쪽)이 16일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열리는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경찰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 형 김정남 살해 용의자 도안 티 흐엉(왼쪽)이 16일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열리는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경찰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 연합뉴스
말레이시아 법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여성들에게 “잘 계획된 음모에 따라 조직적으로 살해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후변론 절차를 지시했다.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은 16일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6)와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30)에게 마지막 변론에 나설 것을 지시하는 판결을 내렸다. 현지 법 절차상 변론 과정에서 피의자가 새로운 반증을 제시하지 않으면 사실상 유죄가 확정된다. 재판은 11월께 재개되고, 법원은 이들의 최종 변론을 반영해 형량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을 맡은 아즈미 아리핀 판사는 “법원에 제출된 증거를 보면 두 명의 피의자와 네 명의 북한 용의자 사이에 잘 계획된 음모에 따라 조직적으로 김정남을 살해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며 “정치적인 암살에 (두 여성이) 이용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아에프페>(AFP)통신은 최종 변론 판결을 받은 여성들이 충격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아이샤 쪽 변호인은 “법원의 최종변론 결정은 실망스럽다”면서도 “아직 유죄가 결정된 게 아니다. 충분히 반론한 자신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흐엉의 아버지인 도안 반 타안은 “무죄가 아니란 소식이 매우 슬프다”면서도 “딸이 풀려날 수 있게 결백을 알릴 것”이라고 했다. 루스디 키라나 인도네시아 대사도 판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과가 충격적이지만 재판부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두 여성은 지난해 2월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신경성 맹독 물질인 브이엑스(VX)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두 여성은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북한인들에게 속아 이용당했다며 무고함을 호소해 왔다. 실제로 이 두 여성에게 브이엑스를 건넨 것으로 알려진 리지현(34), 홍송학(35), 리재남(58), 오종길(56) 등 네명은 범행 직후 출국해 북한으로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들은 두 여성이 현지에 남아 있다가 경찰에 체포된 점, 김정남을 살해할 당시 입었던 브이엑스에 오염된 옷가지를 세탁·처분하는 증거인멸조차 시도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이들이 김정남 암살 과정에서 이용당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반해 말레이시아 검찰은 브이엑스가 안구를 통해 더 잘 흡수된다는 특성을 고려해 김정남의 눈을 의도적으로 노린 점과 범행 직후 화장실로 가 손을 씻은 정황을 볼 때 “이들이 실패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훈련을 받았으며 암살에 주도적으로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말레이시아 형법상 고의적 살인의 경우 예외 없이 사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해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이들이 교수형에 처할 수 있다. 다만, 피고인들이 항소할 경우 재판이 수년간 더 진행될 수 있다. 말레이시아에선 사형 선고가 내려질 수 있는 범죄에 대해서는 고등법원이 1심을 맡고, 항소법원, 연방법원을 거쳐 형을 확정한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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