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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아메리카 퍼스트” 마크롱 “전세계적 무법 상황” 개탄

등록 2018-09-26 17:45수정 2018-09-26 21:38

트럼프, 유엔 연설서 다자주의·세계화 거부
‘오펙도 비싼 석유값으로 세계 착취’ 비난
핵 문제 놓고 북한은 칭찬, 이란은 비난
유엔 사무총장 “다자주의가 포화 받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일 유엔총회 연설은 자신의 대외정책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자리였다. 연설의 한 주제는 대북한 정책 등 자신의 업적에 대한 자화자찬이었으나, 세계화와 다자주의를 거부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도 잘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된 연설 시간보다 늦게 도착해,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이 먼저 그를 대신해 연설하기도 했다. 뒤늦게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다자주의 외교의 무대인 유엔에서 다자주의에 맹공을 퍼붓는 연설을 토해냈다.

그는 “미국은 미국인에 의해 통치된다”며 “우리는 세계화주의의 이데올로기를 거부하고 애국주의의 신조를 받아들인다”고 선언했다. 그는 각국이 저마다의 국익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책임 있는 국가들은 세계적 협치뿐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강압과 지배의 위협으로부터 주권을 방어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을 미국 주권에 대한 본질적 위협이라고 말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유엔의 기본 이념인 다자주의를 부정한 것이다. 이는 그가 취임 이후 취해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철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동맹 기구 폄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등이 이날 밝힌 세계화 및 다자주의에 대한 혐오와 반대의 맥락 속에서 진행됐음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비난했다. 그는 오펙이 “나머지 세계를 뜯어먹고 있다”, “나는 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도 좋아해서는 안 된다”고 격렬히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이 나라들에게 아무것도 받지 않고 지켜주는데, 그들은 비싼 석유 값으로 우리를 이용해 먹는다”고 주장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5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5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핵 문제를 놓고 북한을 추켜세운 반면 이란은 격렬히 비난해 대조를 보였다. 그는 “시리아의 인도적 위기에 대한 모든 해법은 그 위기에 기름을 붓고 돈을 대는 잔인한 정권에 대처하는 전략을 포함해야 한다”며 “그 정권은 부패한 이란 독재정권”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 지도자들이 혼란과 죽음, 파괴의 씨를 뿌린다”며 “그들은 이웃 국가나 국경선 및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란 지도자들이 “수십억달러”를 횡령해 주머니를 채운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2년도 안 되는 기간에 내 행정부는 이 나라의 역사에서 거의 모든 행정부들이 한 것 이상을 성취했다”고 말했을 때 각국 정상들을 포함한 청중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당황한 듯하더니 “이런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난 괜찮다”며 연설을 이어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내용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및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연설과 정면충돌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민주적 원칙들은 포위당했다”며 “다자주의도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할 때 포화를 받고 있다”고 개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모든 이들이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전 세계적 무법 상황의 확산”을 우려하며 “모두가 모두를 반대하는 것은 모두의 손해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날 연단에 올라 “미국 정부가 협상에 초청한 똑같은 정부(이란)를 전복시키려는 계획을 숨기지 않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주장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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