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근 주러 대사 “김정은 위원장, 이달 방러 가능성”

취임 1주년 인터뷰서 전망…“북, 방러 의제 고민하는 듯"
러, 김위원장에 거듭 방문 요청…한반도 급변 정세 이해 커

우윤근 주러 대사. 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월 중에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윤근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가 밝혔다. 우 대사는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모스크바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한 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주목 받고 있는 김 위원장의 방러 시기를 이처럼 추정했다고 <연합뉴스>가 5일 보도했다.

우 대사는 “아직 북-러 양국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시기와 장소 등을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도, 여러 정황상 11월 방문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에 김 위원장의 올해 안 방문을 요청했고 그렇게 성사되길 기대하고 있지만, 북한 쪽은 러시아와 어떤 의제로 어떤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시기와 장소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 입장에선 김 위원장의 연내 한국 방문 일정도 예정돼 있어 러시아 방문과의 시기 조절 문제도 고민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여러 차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요청해왔다. 올해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사되는 등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서 러시아도 자국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월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통해 지난 9월 열린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든지 아니면 따로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푸틴 대통령은 6월 초 월드컵 기간 중 러시아를 방문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도 김 위원장을 동방경제포럼에 초대한다는 뜻을 밝힌 데 이어, 지난 8월 북한에 보낸 8·15 축전에서도 “절박한 쌍무 관계 문제들과 중요한 지역 문제들을 토의하기 위해” 김 위원장의 방러를 거듭 요청한 바 있다. 조일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