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 사이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드러났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이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런 추세라면 이번 세기 말에 지구의 기온은 산업혁명 전에 견줘 섭씨 3.2도가 오를 것으로 예상돼, 해수면 상승 등으로 인한 재앙이 우려된다.
유엔이 27일 발표한 ‘온실가스 배출 격차 보고서 2018’은 2017년에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1.2% 늘었다고 밝혔다. 2014~2016년 3년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안정화 추세였으나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및 화석연료 채굴·사용 완화 등,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노력에 제동이 걸리면서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다. 보고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삭감하려는 국가적 노력이 흐트러지는 가운데, 경제 성장이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12월2~14일 폴란드에서 열리는 유엔기후회의에 앞서 발표됐다. 보고서는 현재 지구는 산업화 전보다 기온이 섭씨 3.2도 상승하는 쪽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전에 대비해 2도 이하로 유지하고, 더 나아가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2030년에는 현재의 반으로 감축돼야 한다.
보고서는 파리협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2020년에 정점에 오른 뒤 더 늘지 않아야 하는데 현재의 대책으로는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의 60%를 차지하는 57개 국가의 배출량이 2030년에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중 아르헨티나·오스트레일리아·캐나다·유럽연합·한국·사우디아라비아·남아프리카공화국·미국이 2030년까지의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는 데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최대 배출국 중국을 비롯해 브라질과 일본이 “현재 배출 저감의 제 궤도에 있다”고 평가한 것도 눈길을 끈다. 보고서 저자들은 이같은 성취가 해당국들이 저감 목표를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지방정부나 기업 등이 기후변화 대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새로운 희망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133개국의 7천여개 이상의 도시, 총 매출 36조달러의 6천여개 기업들이 대책 실행을 공약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것만으로는 미흡하며, 전 세계에서 교역하는 50만개 이상의 기업들이 참가한다면 목표 달성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