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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CIA 민간인 납치’ 사실 확인

등록 2005-12-14 01:07

‘비밀수용소’ 조사한 유럽 인권감시기구 밝혀
“지난달 언론보도 나자 북아프리카로 옮겨”
미 중앙정보국(CIA)이 민간인들을 납치해 불법적으로 다른 나라로 옮긴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중앙정보국의 유럽 내 수용소 운영 의혹을 조사해 온 유럽 인권감시기구인 유럽평의회 보고서에서 밝혀졌다고 <아에프페(AFP)통신> 등이 13일 보도했다.

딕 마티 조사관은 이날 평의회 인권위에 낸 보고서에서 “일부 유럽연합 국가의 조사에서 민간인들이 납치돼 아무런 법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다른 나라로 옮겨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지금까지 수집한 자료는 중앙정보국이 유럽 내에서 아무런 법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테러 용의자를 비밀 수용소로 이동시켜 억류했다는 보도를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더는 유럽 안에서 테러 용의자를 비밀 수용소에 억류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11월 초 언론에 보도가 나간 뒤 북아프리카로 수감자들을 옮긴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마티 조사관은 보고서에서 “유럽연합 회원국이 관련되거나 공모했는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며 “모든 회원국이 즉각 최근 수년 내의 민간인 체포와 이동에 이용된 항공기 이착륙 기록과 영공 통과 기록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최근 유럽을 방문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비밀 수용소에 대한 질문을 받고도 아무런 정보도 안 주고 설명도 안 한데 대해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를 본 유럽평의회 인권위 토니 로이드 위원은 “정말 어려운 일은 유럽의 한 가운데 일종의 법적인 블랙홀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 회원국 등과 유럽평의회는 지난달 초 중앙정보국이 유럽에 비밀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워싱턴포스트>와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폭로가 나온 뒤 자체 조사에 들어갔으며,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진실 규명 압력이 거세졌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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