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 인상에 불만을 품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의 해임 가능성을 알아봤다는 보도가 나왔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21일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나는 파월 의장을 해임하겠다고 결코 시사하지 않았고, 그럴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믿지도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므누신 장관의 이례적 해명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해임을 거론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블룸버그>와 <시엔엔>(CNN)은 이 문제를 잘 아는 이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보좌진 앞에서 최근 파월 의장에 관해 화를 냈으며, 파월을 해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봤다고 보도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연준의 금리 인상에 불만을 터뜨려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 앞서 금리 인상을 하지 말라고 요구했으나, 연준은 만장일치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이어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므누신 장관에게 보낸 성명에서 “나는 금리 인상과 연준의 포트폴리오 축소가 현재 시점에서 절대적으로 끔찍한 일이라고 믿고, 특히 진행 중인 나의 주요한 무역 협상들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고 불만을 표했다.
대통령과 연준 이사회 의장의 관계를 연구해온 법률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정책 이견으로 연준 이사회 의장을 교체할 권한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연준 조직에 관한 법률은 대통령이 연준 이사회 의장 등을 부적절한 행위 등 이유가 있으면 교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 이견은 해임 이유가 될 수는 없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법률 전문가 및 시장 분석가들은 대통령이 연준 이사회 의장을 해임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정치적 고려로부터 독립해 있다’는 신뢰를 해치기 때문에 무익하고 혼란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또 파월 의장 교체가 통화정책 완화로 즉각 이어질지도 의문이다. 기준금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표결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으나, 그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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