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과학자회보가 24일 핵전쟁 등으로 인한 지구 종말의 가능성을 경고하는 ‘지구종말시계’의 올해 설정을 ‘자정 2분 전’으로 맞추고 있다.
지구의 재앙적 종말 가능성을 알리는 ‘지구종말시계’가 올해에도 ‘자정 2분 전’으로 설정됐다. 이 시계가 나온 이후 종말에 가장 근접한 지난해의 설정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원자력과학자회보(BAS)는 24일 지구종말시계의 올해 설정을 지난해에 이어 ‘자정 2분 전’으로 발표했다. 지구 종말을 뜻하는 이 시계의 ‘자정’에 2분 전으로 접근한 것은 미국과 소련이 수소폭탄을 실험한 1953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번째이다.
지난 1947년 원자력과학자회보가 만든 지구종말시계는 그동안 핵전쟁이나 기후변화 등 인류문명이 초래할 지구종말을 경고하는 역할을 해왔다.
원자력과학자회보는 이날 핵전쟁과 기후변화 같은 위험들로 인해 세계가 직면한 ‘새로운 비정상’이 종말에 가장 근접한 지난해의 설정을 유지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인류는 “매우 위험한 세계를 항상화하고 있다”며 “정말로 나쁜 뉴스”라고 경고했다.
원자력과학자회보의 레이첼 브런슨 회장은 “비록 2018년에서 바뀌지 않았음에도, 이 설정은 안정화 징후가 아니라 세계의 지도와 시민들에 대한 명백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 새로운 비정상은 너무 불안하고 위험해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의 상임의장인 제리 브라운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우리는 인류를 가지고 러시안 룰렛 게임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원자력과학자회보는 미국-북한 관계의 개선을 인정했으나 일부 국가들에서 탄소배출 증가 및 지속되는 외교적 분쟁들을 비판했다. 원자력과학자회보는 핵전쟁과 기후변화를 인류에 대한 두가지 주요한 위협으로 뽑으며, 이 위험이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를 잠식하려는 정보전쟁의 증가에 의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스탠포드대의 사이버안보 선임연구원인 허브 린은 가짜뉴스의 위험성을 특정하며 “분노와 환상이 진실을 대체하는 끔찍한 세상이다”고 평가했다.
지구종말시계는 냉전이 종식됐던 지난 1991년에 자정 17분 전으로 지구 종말에서 가장 멀어지게 설정된 바 있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가시화되고 중국 및 러시아가 다시 부상하기 시작한 2007년부터 다시 자정에 근접하게 설정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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