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대륙 서쪽의 빙상 일부인 거대한 스웨이츠 빙하의 전면. 이 빙하 밑에 맨해튼의 3분의 2 크기의 거대한 구멍이 생겨서 급속히 녹고 있다.
남극의 거대 빙하에 뉴욕 맨해튼의 3분의 2 크기의 큰 구멍이 생겨 빙하가 급속히 붕괴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년 동안 가속화된 지구 온난화가 거대 빙하를 붕괴시키면 해수면의 급격한 상승이 우려된다.
<가디언>은 과학자들이 남극대륙의 스웨이츠 빙하 아래 부분에서 300m 높이에 맨해튼 3분의 2 크기의 구멍을 발견했으며, 이를 통해 남극을 덮고 있는 거대한 빙상의 일부가 예상보다 빠르게 녹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6일 보도했다.
남극대륙 서쪽의 아문센해에 맞닿아 있는 거대한 스웨이츠 빙하의 수면 아래 부분에 생긴 이 구멍은 140억톤의 얼음을 담을 수 있는 크기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주도한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지난 3년간 빙하가 녹으면서 구멍이 생겼고, 구멍으로 바닷물이 들어오면서 스웨이츠 빙하는 더욱 빠른 속도로 녹으며 붕괴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피에트로 밀릴로는 “빙하 밑에 있는 구멍의 크기는 빙하 해동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며 “더 많은 열과 물이 빙하 밑으로 들어오면서 빙하는 더 빨리 녹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웨이츠 빙하에 생긴 구멍 자체는 문젯거리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형 구명이 스웨이츠 빙하를 붕괴시켜 궁극적으로는 해수면을 상승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웨이츠 빙하는 폭 120㎞의 거대 빙하로 이 빙하의 축소와 붕괴는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빙하가 완전히 녹으면 해수면을 0.6m 상승시키는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주변을 지지하는 이 빙하의 붕괴로 다른 빙하까지 연쇄적으로 무너진다면 해수면을 추가로 2.44m 상승시키며 전 세계 연안 지대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현재 문제는 빙하들이 축소되느냐 여부가 아니라 어떤 속도로 진행되느냐다”라며, 향후 연구는 스웨이츠 빙하가 어느 쪽에서 어떻게 축소되느냐에 맞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영국 연구진은 1992년 이후 스웨이츠 빙하의 서쪽에 구멍이 생겨 그 길이가 매해 0.6~0.8㎞씩 커지는 것을 발견했다.
남극 빙하가 이렇게 급속히 녹으며 붕괴되는 것은 2000년 이후 지구 기온이 급속히 상승하며 기후 관측 이래 가장 따뜻한 기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사는 2018년은 기후 관측 기록이 있는 지난 140년 중에 4번째로 더운 해였다고 6일 발표했다. 2018년에 지구 기온은 산업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던 19세기 말 평균기온보다 섭씨 1도 이상 높았다.
지난 140년 동안 가장 더운 해는 2016년이었다. 특히 이 기간 중에 기온이 높은 1~5위를 2014년 이후 연속 5개년이 차지했다. 또 가장 따뜻한 19개 해 중 18개가 2001년 이후다. 기후 연구소인 ‘버클리 어스’의 지크 하우스파더 연구원은 올해는 두 번째로 더운 해가 될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에 말했다.
지난 5년간 기록을 경신해온 더위는 향후 5년 동안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영국 국립기상관측소는 향후 5년간 산업화 이전 평균 보다 섭씨 1도 이상 높은 기온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섭씨 1.5도 이상 높은 해가 5년 안에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영국 국립기상관측소는 올해를 전후한 10년은 지난 150년 동안 가장 더운 10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