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진화역사 ‘공백’메우시 기대
수심 약 11㎞의 깊은 바다에서 살고 있는 신종 원시 단세포 생물들을 일본과 영국 연구진이 발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4일 보도했다.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 등은 태평양의 괌 남서부 챌린저 해구에서 지난 2002년 무인탐사기로 채취한 퇴적물로부터 많은 유공충을 발견했다고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를 통해 발표했다. 0.05~0.7㎜ 크기로 막대·호리병 등의 모양을 한 이들 유공충은 모두 13개의 새로운 종으로 확인됐다.
아메바와 비슷한 유공충은 8억~10억년 전부터 모습을 그대로 유지해온 ‘살아 있는 화석’으로 불린다. 그동안 화석에선 5억년 전 이전의 유공충이 발견된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 발견은 생물 진화 역사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들의 외관이 이미 알려진 유공충들과 비슷하나 내부 구조는 다르다며, 이들 대부분이 가장 오래된 종류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발견된 심해저의 압력은 해수면의 1100배에 이르기 때문에 유공충은 단단한 석회질 껍질을 갖기 쉬운데 이번에 발견된 신종들은 부드러운 껍질을 갖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끈다. 연구진은 깊은 바다가 이들에게 피난처 구실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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