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버드 해군제독을 단장으로 해 1928년부터 1930년 사이 실시한 초대 남극탐험의 대원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해 있던 노먼 데인 보핸(?5c사진)이 숨졌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6일 전했다. 향년 100.
보헨은 100살 생일을 보낸 지 나흘 뒤인 지난 23일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메디컬센터에서 숨을 거뒀다.
산악인이면서 개썰매를 잘 몰았던 보핸은 버드 제독의 명령에 따라 개썰매를 몰고 87일간 1500마일을 누비며 남극탐험대의 베이스 캠프를 물색했고 650t에 이르는 보급물자를 해안에서 캠프까지 실어나른 장본인이다.
특히 보핸이 이끄는 썰매의 자국을 따라 버드 제독의 비행기가 남극지점을 처녀비행할 수 있었다. 동료인 세실 머피와 함께 1990년 <버드와 함께 세상의 끝에 서서>과 1995년 <나의 모험인생> 등 탐험생활을 기록한 두 권의 책을 발간한 그는 당시 “우리는 개를 이용해 탐험한 마지막 세대로 이후 세대는 비행기나 동력장치로 움직이는 썰매를 사용했다”고 기술했다.
또 탐험도중 고래와 펭귄, 바다표범 고기를 먹기도 했던 그는 영하 40도의 혹한 속에 침낭에 의지한 채 노숙을 하면서 ‘숨이 얼어붙는 것을 들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생전 남극에서 버드 제독과 보낸 18개월을 자신의 기나긴 인생에 있어 최대의 모험이라고 회고한 바 있다.
그는 버드 제독이 이름 붙여준, 남극지점에서 250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높이 3140m의 보핸산을 1994년 89번째 생일을 기념해 등반하기도 했다.
김도형 기자, 연합뉴스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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