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세기의 다윈’이라 불렸던 미국의 독일 출신 진화생물학자 에른스트 마이어가 세상을 떠났다. 하버드대학은 마이어가 짧은 기간 동안 병을 앓은 뒤 보스턴 외곽 양로원에서 3일 100살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4일 밝혔다.
1953년부터 반세기 이상 하버드대학 교수를 지낸 마이어는 뉴기니와 솔로몬제도 탐사 여행을 통해 다윈이 정립하지 못한 ‘새로운 종은 격리된 개체군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대표적인 신다윈주의 학자로 오늘날 종의 다양성 기원이 진화생물학의 중심 주제로 자리잡은 것은 그의 업적이다. 1904년 독일 켐프텐에서 태어난 마이어는 독일에서 의학과 동물학 학위를 따고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자연사박물관에서 일을 한뒤 오랫동안 하버드대학에서 가르쳤다. 그는 1961년 <하버드대 동창회보>에서 “나는 미지의 장소를 동경했으나, 의사로서는 여행을 떠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전공을 바꿨다”고 말했다. 100번째 생일을 앞둔 지난해 <보스턴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는 “늘 엄청난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었고, 여러 제안들 앞에서 멈칫거렸다. 사람들이 왜 아직도 은퇴하지 않느냐고 묻는데, 하는 일을 즐기고 있는데 왜 내가 물러나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민희 기자, 로이터·AP 연합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