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아직 최고는 오지 않았다!”…지지자들 “4년 더!” 열광

등록 2020-02-11 15:51수정 2020-02-12 02:32

[탄핵 벗은 트럼프 뉴햄프셔 유세 현장]
1만2000명 수용 경기장 꽉 차고 밖에도 수천명
펠로시 이름에 “감옥으로!”…트럼프 성과에 “USA!”
지지자들 좋은 자리 차지하려 새벽부터 줄 서
“민주당 후보 누가 되든 트럼프는 못 이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 하루 전인 10일(현지시각)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 있는 서던뉴햄프셔대학(SNHU) 경기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맨체스터/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 하루 전인 10일(현지시각)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 있는 서던뉴햄프셔대학(SNHU) 경기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맨체스터/UPI 연합뉴스

“내가 지난주 의회에서 국정연설을 했는데 내 뒤에 서 있던 누군가가 중얼중얼거렸다. 매우 산만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난 4일 의회에서 자신의 연설문을 찢은 얘기를 꺼내자 1만2000 객석을 꽉 채운 지지자들이 주먹 쥔 팔을 저으며 “감옥으로!”를 연호했다. 트럼프가 “공화당 의원들은 사기극인 탄핵에 반대 투표를 했다”고 하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일어나 휘파람을 불며 행사장이 떠나갈 듯 환호성을 질렀다. 그가 공화당에서 유일하게 탄핵 찬성표를 던진 밋 롬니 상원의원 이름을 언급하자 관중은 “우~” 하며 경멸의 야유를 보냈다.

10일(현지시각) 저녁 7시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의 서던뉴햄프셔대학(SNHU) 경기장에서 열린 트럼프 유세 현장에 직접 들어가보니, ‘원맨쇼’를 벌이는 유명 연예인과 그에 혼연일체가 된 열성 팬들이 모인 콘서트장 같았다. 트럼프가 탄핵 굴레를 벗고 임박한 대선 후보 경선 지역 유세에 나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11일)를 하루 앞두고 민주당 주자들이 이 일대에서 내부 경쟁에 총력을 쏟을 때, 공화당의 사실상 유일 후보인 트럼프는 여유롭게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날아와 팬덤을 즐겼다. 지지자들은 트럼프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가 새겨진 빨간 모자나 셔츠 차림을 하고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뉴욕에서 4시간을 달려와 새벽 4시부터 행사장 앞에 접이식 의자를 펴고 오전 비를 견뎌낸 라이언 로스(35)와 같은 이들이 수두룩했다.

10일(현지시각)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 있는 서던뉴햄프셔대학(SNHU) 경기장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하는 동안 1만2000석을 꽉 채운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맨체스터/황준범 특파원
10일(현지시각)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 있는 서던뉴햄프셔대학(SNHU) 경기장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하는 동안 1만2000석을 꽉 채운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맨체스터/황준범 특파원

트럼프에게 뉴햄프셔주는 각별한 곳이다. 이곳은 1970년대 이래 공화당 텃밭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일곱번의 대선에서 2000년을 빼고 여섯번 모두 민주당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중에 2016년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에서 아이오와주에서 패배한 뒤 뉴햄프셔주에서 압도적 1등을 하며 대선 후보 자리를 굳혔고, 그해 11월 본선에서는 이 지역에서 힐러리 클린턴에게 지긴 했어도 득표율 0.3%포인트 차이로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입장곡’으로 별명이 붙은 리 그린우드의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와 함께 연단에 등장해 1시간 동안 탄핵에서의 승리와 민주당 조롱, 중국과의 무역합의, 캐나다·멕시코와의 무역협정 수정, 낮은 실업률, 경제 호황 등을 말했다. 그가 이란의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를 거명하며 “세계적 테러리스트를 제거했다”고 외치거나 민주당을 “사회주의자들”이라고 말할 때 참석자들은 일어서서 “4년 더!” “유에스에이(USA)!”를 연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뱉는 거의 모든 문장마다 이런 열정적인 ‘리액션’이 척척 이어져, 때때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어지는 발언이 환호성에 묻힐 정도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 말미에 “아직, 최고의 날은, 오지, 않았다”, “우리는 함께 미국을 더 강하고, 부유하고, 자랑스럽고, 안전하고, 위대하게 만들 것이다”라고 힘주어 또박또박 말할 때 지지자들은 익숙한 기도문처럼 함께 입을 맞췄다. 경기장 밖에서도 입장하지 못한 수천명이 대형 모니터로 유세를 지켜보며 응원했다. 이날 유세에는 트럼프 장남 주니어와 장녀 이방카, 부통령 마이크 펜스도 함께해 분위기를 달궜다.

10일(현지시각) 저녁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의 서던뉴햄프셔대학(SNHU) 경기장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를 듣기 위해 지지자들이 경기장 밖에 줄을 서 있다. 맨체스터/황준범 특파원
10일(현지시각) 저녁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의 서던뉴햄프셔대학(SNHU) 경기장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를 듣기 위해 지지자들이 경기장 밖에 줄을 서 있다. 맨체스터/황준범 특파원

유세장을 찾은 지지자들은 트럼프와 똑같은 언어로 트럼프 지지를 표했다. 레슬리 앤더슨(72)은 “그의 정책 중에 국경장벽 건설을 제일 좋아한다. 불법으로 들어온 사람에게 푸드스탬프(저소득층 식료품 지원)를 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대학생 아들과 유세장을 찾은 스티브 브라운(52)은 “트럼프는 유럽 국가들에 부담금을 더 내게 해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튼튼하게 만들었고, 후폭풍을 고려하기보다는 미국을 먼저 생각해 테러리스트인 솔레이마니를 없앴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에게 ‘트럼프의 가장 강력한 민주당 상대는 누구라고 보느냐’고 물었더니 답변들이 거의 같았다. “누가 후보가 되든 트럼프에게는 못 이긴다.”(존 코스코·73) “아무도 없다. 누가 되건 신경 안 쓴다.”(웨인 슬러터·69)

유세가 끝난 뒤에도 경기장 주변에선 열성 지지자들이 군데군데 트럼프 지지 깃발 아래 모여 “슈퍼 트럼프!” “트럼프 2020” 등을 외치며 흥분을 달랬다.

맨체스터(뉴햄프셔)/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10일(현지시각) 저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세를 한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의 서던뉴햄프셔대학(SNHU) 경기장 주변에 트럼프 관련 기념품을 파는 상인들이 임시 가게를 차려놨다. 맨체스터/황준범 특파원
10일(현지시각) 저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세를 한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의 서던뉴햄프셔대학(SNHU) 경기장 주변에 트럼프 관련 기념품을 파는 상인들이 임시 가게를 차려놨다. 맨체스터/황준범 특파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