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각)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하차하겠다고 선언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5일(현지시각) 중도 하차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언젠가 미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워런은 이날 <엠에스엔비시>(MSNBC)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여성은 안 되는 거냐’고 묻자 “무슨 말 하는지 알겠지만, 그건 정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런은 “우리가 백악관에 여성을 두기까지 조금 더 걸릴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일이 곧 안 일어날 거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변화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내일 아침 다시 일어나서 싸우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일로 희망을 잃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이날 워싱턴의 조지타운대 정치·공공서비스 연구소에서 열린 행사에서 “우리는 여성 대통령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펠로시는 기자들에게 민주당에 여성 대선 주자가 사실상 없어진 데 대해 “이것은 유리 천장이 아니다. 대리석 천장이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앞서 이날 오전 워런은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대선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밝히고 그동안의 도움에 감사를 표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함께 진보 양대 주자로 꼽혀온 워런은 지난 3일 14개 주에서 치러진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지역구인 매사추세츠주에서조차 3위에 그치는 등 저조한 결과가 나오자 포기를 고민해왔다.
워런이 하차함에 따라 민주당 경선은 ‘70대 백인 남성’인 조 바이든(77) 전 부통령과 샌더스(78)의 대결로 좁혀졌다. 여성인 털시 개버드 하원의원도 아직 남아있으나 득표 성적이 매우 낮아 사실상 주자로서 의미를 잃었다.
워런은 경선 포기 후 누구를 지지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 문제는 좀더 생각할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워런은 정책 노선에서는 샌더스에 가깝지만, 샌더스가 자신에게 ‘여성은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었다고 올초 밝히며 대립해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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