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미국 뉴욕시의 한 병원 응급실로 환자가 들어오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코로나19 감염의 전세계적 중심지가 된 미국 뉴욕주의 확산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관측들이 나왔다. 정점을 지나도 사태 해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어두운 터널 속 한 줄기 빛’이 조심스레 보이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6일 언론 브리핑에서 최근 이틀 동안 뉴욕주의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줄었다면서 “좋은 신호다. (확산) 곡선이 평평해질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입원자와 중환자실 이송 숫자도 줄었다고 말했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를 보면 이날 밤 현재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3만1800여명으로, 미국 전체(36만8100여명)의 약 36%를 차지한다. 뉴욕주 사망자는 4758명으로 미국 전체(1만988명)의 43%에 이른다. 뉴욕주의 하루 사망자는 지난 3일 630명까지 올랐다가 4일과 5일에는 각각 594명, 599명을 기록했다. 뉴욕주 안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을 견인하는 뉴욕시의 누리집을 보면, 신규 사망자는 지난달 31일 262명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3일 217명, 5일 184명으로 줄었다. 뉴욕시는 신규 입원자도 지난 1일 1014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3일 994명, 4일 679명으로 감소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6일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뉴욕의 입원 숫자가 안정되는 걸로 보인다며 “우리가 해온 것(억제 노력)들이 효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두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주인 뉴저지주의 필 머피 주지사도 일일 확진자 증가율이 지난달 30일 24%에서 6일 현재 12%로 줄었다면서 “확산 곡선을 완만하게 하려는 우리의 노력들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긍정적 조짐을 언급한 당사자들은 동시에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강조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희망적이긴 하지만, 결정적이진 않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정체기에 접어든다고 해도, (확산이) 매우 높은 수준에서 정체하는 것이기에 의료시스템에 엄청난 압박이 있다”고 말했다. 뉴욕주는 ‘자택 대피’ 기간을 29일까지로 연장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자에 물리는 벌금도 기존 500달러에서 1000달러로 인상했다.
<뉴욕 타임스>는 뉴욕주의 신규 입원자 수 감소는 병원들이 병상 부족 때문에 입원 기준을 높였기 때문일 수 있고, 현재 수많은 환자들이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점을 볼 때 사망자도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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