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단발병으로 귀환한 프랑스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호 승조원들이 15일(현지시각) 모항인 툴롱에서 가까운 생망드리에의 격리시설에 머물며 의료진으로부터 검사를 받고 있다. 생망드리에/EPA 연합뉴스
미국 핵항공모함 승조원이 코로나19로 사망한 데 이어, 프랑스의 핵항모에서도 대규모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국방부는 15일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호에 탑승한 승조원 등 1767명을 검사한 결과 적어도 668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승조원 1200여명이 항모에 탔고, 955명은 동행하는 선박들에 나눠 탔다. 이 가운데 증상이 심각한 31명이 코로나19 확진으로 병원에 입원했고, 1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프랑스 국방부는 승조원 30% 정도는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샤를 드골호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연합작전으로 발트해에 배치돼 있던 중 승조원 40여명이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이자 훈련을 중단하고 지난 12일 귀환했다. 샤를 드골호는 지난 1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한 샤말 작전에 투입돼 후방에서 지원했으며, 임무를 마친 뒤 대서양과 발트해로 전개돼 있었다.
미 해군에서도 지난 13일 핵항모 ‘유에스에스(USS)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승조원 1명이 괌 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코로나19 관련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이 승조원은 지난달 30일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고 다른 승조원 4명과 함께 괌 기지에 격리된 채 검진을 받아왔다. 루스벨트호 승조원 중 코로나19 확진자는 6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항모는 많은 승조원이 ‘거리두기’가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 오랜 시간 함께 생활해, 감염병에 특히 취약한 구조다. 미 루스벨트호에서는 코로나19 의심자가 발생한 뒤, 승조원들의 하선 여부를 놓고 핵항모 함장(브렛 크로저)과 해군 장관 대행(토머스 모들리)이 공개적인 갈등을 빚어, 둘 다 사퇴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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