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길남 ‘민족통신’ 대표. 사진 신소영 기자
미국에서 남북한 관련 언론 <민족통신>을 운영하는 노길남 대표가 25일(현지시각) 코로나19로 숨졌다. 향년 76.
<민족통신>은 이날 “평생 분단된 조국통일을 염원하며 민족 언론인으로 헌신한 노길남 박사가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4월25일 오후 5시41분에 운명했다”고 밝혔다. 노 대표는 지난 3월20일께 감기몸살 기운이 있어 로스앤젤레스의 자택에서 자가치료를 하다가 체온이 올라가고 호흡곤란 증세가 있어 인근 그렌델지역 병원에 입원했었다.
고인은 1944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2년 뒤인 1973년 미국으로 건너가 텍사스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한국일보> 미주지사 기자와 <라디오코리아> 앵커 등을 지냈다. 재학시절 박정희 정권 반대투쟁을 하기도 했던 그는 1980년 광주민중항쟁을 계기로 미국 동포사회에서 한국민주화운동에 나섰다. 1999년 5월 <민족통신>을 창간했고, 조국통일범민족연합 재미본부 위원과 6·15 미주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미 시민권자인 그는 ‘민족통신’ 기자 자격으로 북한을 자주 방문해 고위 관료들과 인터뷰하거나 르포 기사 등을 썼다. 2014년 4월에는 북한 최고상인 ‘김일성상’을 받기도 했다. ‘민족통신’은 노씨가 “2008년 5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사회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북부 조국(북한)을 75차례 방문해 북부 조국 바로 알리기 운동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장례식을 따로 열지 않고, 가족 추모 모임만 진행한다.
유족으로는 부인 노경숙씨와 딸 진·영씨 등이 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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