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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 대법원 사상 첫 전화변론·음성중계…231년 전통 깬 코로나

등록 2020-05-04 13:51수정 2020-05-04 21:20

거부해온 오디오 생중계도 첫 허용
“바이러스가 대법원을 혁명적 변화로”
낮은 집중도 등 단점도…지속 여부 관심
미국 대법원 건물. 워싱턴/로이터
미국 대법원 건물. 워싱턴/로이터

미국 대법원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처음 도입한 전화 변론 및 오디오 생중계가 4일(현지시각)부터 2주 동안 진행된다. 미 대법원이 법정에서 진행되는 직접 대면 방식을 깨는 것은 1789년 대법원 설립 뒤 231년 만에 처음이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바이러스가 고루한 대법원을 혁명적 변화로 밀었다”고 평했다.

미 대법원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 3월, “3~4월로 예정된 변론을 연기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연기된 사건 중 10개에 대해 5월에 전화로 변론을 듣겠다고 4월13일 밝혔다. 그동안 거부해온 오디오 실시간 생중계도 허용하기로 했다. 쌓인 재판들을 마냥 미룰 수도 없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켜야 하기에 전에 없던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이번 변론을 생중계하는 비영리 케이블티브이 통신망 <시-스팬>(C-SPAN)의 브루스 콜린스 변호사는 “놀라운 발전이며, 전혀 예상 못했다”고 말했다. 전화 변론 사건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기록에 대한 검찰과 의회의 제출 요청과, 대통령 선거인단이 반드시 자신이 애초에 지지를 선언한 후보에게만 투표해야 하는지 등 11월 대선과 관련된 것들도 있다.

재판 풍경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재판관들은 재판 시작 전 법복으로 갈아입고 악수를 나누는 게 전통이다. 이번에는 각자 집에서 오디오로 진행하기 때문에 “편하게 목욕가운을 입을 수도 있다”고 <에이피>(AP)는 전했다. 또 실제 변론에서는 재판관이 자유롭게 끼어들며 변호인들과 열띤 문답이 이뤄지지만, 이번에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시작으로 브랫 케버노 대법관까지 연공서열 순서로 질문을 한다. 재판 시작 전 진행요원이 외치는 “오예이! 오예이! 오예이!”(Oyez·정숙하시오)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100석이 안 되는 대법원 방청석에 들어가려고 새벽부터 줄 서지 않고도 누구나 실시간으로 변론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은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전화 변론 및 오디오 생중계는 대면 방식보다 집중도가 떨어지고, 시간도 늘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변호인들의 과시욕을 부를 수 있고, 재판관들의 질문이 맥락에 어긋나게 해석될 수 있다고 재판관들은 우려해왔다. 변호인들도 마찬가지다. 오는 6일 변론에 나서는 로만 마르티네즈 변호사는 전화 변론이 도움이 된다면서도 “우리 모두가 법정에 직접 출석하는 걸 선호한다. 이건 차선의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단 기존의 장벽이 깨졌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같은 변화가 지속될 것인지 주목된다고 <뉴욕 타임스>는 짚었다. 대법원의 다음 재판 기간인 10월까지도 코로나19의 위협이 지속될 경우, 고령인 대법관들이 그때도 법정에 못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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