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중국항공공업집단이 60주년 기념영상에 담은 미공개 항공기 모습. ‘훙(H)-20’으로 추정된다. 영상 갈무리.
중국의 신형 스텔스 전략 폭격기 ‘시안 훙(H)-20’이 올해 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첨단 전폭기인 훙-20의 등장으로 지역 군사 균형에 변화가 일 수 있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군 소식통을 인용해 “코로나19 사태가 성공적으로 관리된다면, 훙-20이 올 11월 주하이 에어쇼에서 처음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주하이 에어쇼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중국의 성공적 대응을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감염병도 중국의 방위산업 체제에 큰 충격을 주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훙-20의 등장은 한국과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등 주변국을 자극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군 소식통은 “중국 지도부는 훙-20이 코로나19로 고조된 지역의 균형과 긴장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지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훙-20은 중국이 2000년대 초부터 개발해 온 전략 폭격기로 순항거리 8500㎞에, 최대 45톤의 핵 및 재래식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이동거리가 지구 한 바퀴(4만6250㎞)의 5분의 1에 이른다. 현재 중국은 대형 폭격기 ‘에이치-6케이’(H-6K)를 보유하고 있지만, 순항거리가 홍-20의 절반에 불과하다. 훙-20은 중국의 첨단 군용기인 ‘20’ 시리즈 중 하나로, 중국은 앞서 스텔스 전투기 ‘젠(J)-20’, 대형 수송기 ‘윈(Y)-20’, 중형 수송헬기 ‘즈(Z)-20’ 등을 실전 배치했다.
중국 전략폭격기 ‘훙(H)-20’ 상상도. 출처 웨이보
훙-20이 실전 배치되면 중국은 ‘3대 핵전력’을 모두 갖추게 된다. 육상에서 발사하는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과 수중에서 발사하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에 이어 공중에서 핵탄두 탑재 미사일을 발사하는 전략폭격기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은 훙-20으로 이른바 ‘제2 열도선’ 돌파를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국 공격에 대비해 ‘제1열도선’(일본 오키나와-대만-필리핀)과 ‘제2열도선’(일 오가사와라 제도-사이판-괌-파푸아뉴기니)을 설정하고 있다. ‘제3 열도선’은 하와이와 오스트레일리아까지 확장된다.
훙-20 엔진의 성능 문제로 미국 장거리 폭격기 ‘B-2’ 등에 맞서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훙-20은 중국산 엔진(WS-10B)이나 러시아산 엔진(AL-31FM2/3) 등이 탑재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기동성이나 스텔스 능력 등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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