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가운데)이 지난 8일 백악관에서 인터뷰를 하러 알렉스 헤닝 방송미디어국장(왼쪽), 호건 기들리 부대변인(오른쪽)과 함께 걷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의 실세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임보좌관의 막강한 영향력에 대한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0일(현지시각), 마크 메도스 신임 백악관 비서실장이 몇 주 전 백악관 인사 문제에서 쿠슈너 입김에 밀렸다고 전했다. 그는 공석이 된 국내정책위원회 국장 자리에 강경 이민 정책을 주도해온 스티븐 밀러 선임보좌관을 앉히려 했는데, 쿠슈너가 자신이 함께 일해본 이들을 추천해 결국 데릭 라이언스라는 다른 사람이 낙점됐다는 것이다. 이 일화는 메도스에게 쿠슈너의 힘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백악관과 가까운 전직 상원의원 참모는 “백악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재러드(쿠슈너)가 그림자 비서실장이라는 걸 알게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장녀 이방카의 남편인 쿠슈너는 미 행정부의 주요 의제들에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긴장 완화를 위한 중동평화구상을 주도했고, 미-중 무역전쟁,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형사사법 제도 개편 등에도 개입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속에 트럼프가 미국으로의 이민을 잠정 중단할 때 임시 노동자들의 입국은 허용하는 친기업적 예외 규정을 둔 데에도 쿠슈너의 설득이 작용했다고 한다. 백악관 대변인 교체 또한 그동안 대언론 소극적 대응에 불만을 가져온 쿠슈너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트럼프 재선 캠프 선대본부장인 브래드 파스케일은 지난 1월 <타임>에 “백악관 안과 밖에서 재러드보다 더 영향력 센 사람은 없다. 그는 트럼프 다음의 넘버 2”라고 말했다. “사실상의 미국 대통령”(전직 백악관 참모)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힘이 센 만큼 잡음도 나온다. 쿠슈너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의료용품 공급 업무를 맡았는데, 컨설팅회사 출신 등 비전문가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을 꾸려 오히려 보급에 방해를 초래했다는 보도가 최근 나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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