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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국제일반

미국, 러시아 만나 ‘중국 포함한 핵무기 제한’ 협상 시작한다

등록 :2020-05-22 16:08수정 :2020-05-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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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조만간 오스트리아 빈서 미-러 만나
‘미-러’ 양국 핵군축 협정, ‘미-러-중’으로 확대
중국 핵탄두 수 급격히 늘어, 협정 참여 필요
미-러-중 핵탄두 수 불균형에 전문가들 회의적
“미-러도, 중국도 합의에 이르기 어려울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앤드루스공군기지에서 전용기에 탑승하며 손 짓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앤드루스공군기지에서 전용기에 탑승하며 손 짓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와 핵무기 제한을 위한 새로운 협상을 앞두고 있으며, 이 협정에 중국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미-러’ 중심의 핵 군축 협정을 ‘미-러-중’ 삼국으로 확장하겠다는 취지지만, 실제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각) 미국과 러시아가 곧 만나 지난 2010년 체결된 ‘신전략무기 감축협정(New START)’을 대체할 새로운 협정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뉴스타트는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0년 미국과 러시아가 맺은 협정으로, 실전 배치된 핵탄두 수를 각각 1550기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1991년 체결된 스타트(전략무기감축협정)를 대체한 것으로, 내년 2월 만료를 앞두고 있다.

협상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군축 담당 특사가 된 마셜 빌링슬리와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진행할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고려해, 가능한 한 빨리 모여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새 구상은 핵 군축 주체로 ‘미-러’ 양국을 넘어 ‘미-러-중’ 3국으로 확대한다는 점에서 2010년 뉴스타트보다 야심차지만, 그만큼 실현 가능성이 낮기도 하다.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핵무기가 늘고 있는 만큼 광범위한 협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미국과학자연맹은 중국이 약 32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고, 앞으로 10년간 최소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본다. 미국과 러시아는 비축 핵무기 등을 합쳐 각각 6000개 이상 보유 중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이 과도해, 기존 군비통제 체계를 교착 상태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러시아보다 핵탄두 수가 훨씬 적은 중국이 ‘핵 군축 협정’의 주체가 되려 하지 않을 것이며, 자칫 기존 미-러 중심 협정인 뉴스타트마저 작동을 멈출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자 핵 군축 협정에 대해 “중국은 참여 의사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자국의 무기통제에 대한 검증을 허용한 적도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도 탈퇴했다.

이 때문에 빌링슬리 특사는 러시아 쪽에 중국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고 얘기해 왔고, 중국의 참여를 위해 외교적 압박 혹은 경제적 압박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3국의 핵무기 수 불균형은 이번 협정의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러시아 국방부가 중국과 핵무기 수가 같은 수준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은 미국보다 낮은 수준으로는 협정에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미국의 핵무기 개발을 감독하는 전 핵안보국장 프랭크 클로츠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중국이 과연 미국보다 훨씬 낮은 (핵무기) 숫자로 3국 합의에 갇히는 것에 합의할까? 미국과 러시아가 과연 중국이 본인들과 같은 수준의 핵무기를 갖는 것에 동의할까”라고 말했다.

같은 날, 미국은 군사 활동의 투명성을 높이고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국제조약인 ‘항공자유화조약(Open Skies Treaty)’을 탈퇴한다고 밝혔다.

백악관 발언록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사우스론에서 전용기가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항공 자유화 조약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그들이 준수할 때까지 우리는 손을 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입국끼리 비무장 비행기의 공중 정찰을 허용하는 항공 자유화 조약은 가입국의 군사력 현황 등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2002년 발효됐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러시아 및 유럽 국가 등 34개국이 가입해 있고, 남북한은 가입하지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국무부 누리집에 성명을 올려 “미국은 내일 항공자유화조약 탈퇴 결정을 가입국에 통보할 것”이라며 “내일부터 6개월 이후엔 미국은 더이상 조약의 당사자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러시아가 다시 조약을 완전히 준수하면 탈퇴를 재고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러시아가 조약을 어기고 수도 모스크바와 남부 캅카스 지역 체첸, 압하지야, 남오세티야 부근의 비행을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가을 미국의 조약 참여에 따른 비용과 편익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8개월간 검토 끝에 조약에 참여하는 게 더는 미국에 이익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미 행정부 관리들이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가 조약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를 내세우지만, 미국과 러시아가 어렵게 구축한 군비통제협정을 허물어뜨리는 일련의 사례로 평가된다. 미 <시엔엔>(CNN)은 미국의 전직 국가안보 관리들로 이뤄진 초당파그룹의 실망감을 전하며 “미국과 전 세계 안보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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